시를 읽으며 시인의 기발한 발상과 감성적인 표현력에 놀라움을 느낀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나는 이것이 타고난 감성과 갈고 닦은 문재(文才)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도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법이 있었다. 시인들도 쓰는 방법이라고 했다. 또한 이 능력은 업무나 일상에서의 창의력으로 연관되어 기발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관찰력과 풍부한 감성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발상의 전환은 상식의 틀을 벗어난 일체화에서 시작된다. 대추를 볼 때는 대추가 되고, 소화기를 볼 때는 소화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 살아온 세월, 기쁜 일, 슬픈 일을 모두 담은 세월과 함께 대추나 소화기 안으로 뛰어들어 한다. 이것에는 긴 시간의 관찰을 통한 몰입이 필요하다. 그로 인해 완전히 대추나 소화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인들의 재능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방식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연습문제도 있어 나도 따라서 일체화를 해보고, 다시 연관을 지어서 의미를 확장시켜 나가는 연습을 해보았다. 책에서 예시를 든 것은 참 단순해보였는데 정작 시작해보면 잘 안 된다. 내 창의력이 많이 굳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한 번에 되지는 않는 법. ‘일체화는 머리 속에 잘 기억해놨다가 수시로 응용해 봐야겠다. 관찰력과 풍부한 감성도 삶을 풍요롭게 하겠지만, 무엇보다 업무능력과 신제품 개발 능력 신장이 끌린다.

  또한 나는 이러한 사물들의 이야기가 우리 마음 속에 따뜻함을 불러일으키는데 관심이 갔다. 언젠가 읽은 미국의 통계에서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여가나 취미는 운동이라고 했다.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물들에서 인간과 같은 감정을 끌어내고 여기서 기뻐하는 것도 공감을 느껴서가 아닌가 한다. 과거 몇 천년동안 인간은 부족, 마을을 이루어 많은 형제와 친척들, 그 외 평생을 봐온 사람들과 함께 지냈다. 피를 나눈 가족의 수가 많고 가깝게 지냈고, 이웃도 그에 버금가는 관계를 유지하며 현대와 같이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었을 것이다. 사물, 동식물들은 인간과 달리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긴장감도 없고, 눈을 계속 마주하거나 계속 쳐다봐도 거북하다고 말하지 않는 너그러움이 있다. 이러한 사물과 동식물이 표현하는 감정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것 보다 더 친근함을 느끼는 건 아닐까한다.

  이 책을 읽으면 강의를 듣는 느낌이 든다. 또한 창의력 신장에 관해 얻어가는 것도 있지만, 그 과정도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진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람, 독특한 내용을 접하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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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는 초보도 도전하여 예쁘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많다. 모티브를 이용한 작품은 작은 도형을 여러 개 같이 떠서 이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늘이고 줄여서 떠서 만드는 옷이나 인형보다 비교적 쉽다. 기초적인 뜨개 기호도 책 뒤에 나와 있어서 참고하며 만들면 간단한 뜨개 기호는 금방 익혀서 작품을 만드는데 금방 속도가 붙을 것이다.

  또한 잘 만드시는 분들도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책을 넘겨보며 드는 생각이 ~꽃밭이다~’였다. 예쁜 작품들이 참 많은 것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실려 있어서 다양한 스타일과 배색을 볼 수 있다. 같은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라도 배색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 뜨개질을 잘하시는 분 중 모티브로 배색을 잘해서 예쁘게 파우치나 블랭킷을 만드는 분을 보고 따라하고 싶었는데, 이 책을 참고로 하여 아이디어를 얻으면 될 것 같다.

  다음은 책에 실린 것들 중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다. 가방 두 개와 머플러이다. 가방들은 데이트할 때 들고 나가고 싶게 생겼다. 가방을 만든 실은 세무 느낌인데, 공동 구매를 통하여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사면 실이 비쌀 것 같기도 하고, 겨울 외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다른 털실을 써야겠다. 저 머플러는 정말 귀엽다. 알록달록한 어린이 느낌의 소품을 좋아하는데, 옆에 동그란 것이 달린 것도 참 마음에 든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담요, 쿠션, 가방, 머플러, 숄 등이 있다. 세련된 느낌, 빈티지, 청순한 느낌 등 여러 스타일의 작품이 있어 뜨개질 하시는 분 누구나 만들고 싶은 것 하나 이상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일본작가들이 한국에서 잘 팔지 않는 실을 사용한 경우 한국에서 잘 구할 수 있는 대체 실을 뒤에 실어 놓았다. 예쁜 작품을 보고 그 실이 한국에서 팔면 좋지만, 안 팔거나 너무 비싸게 사야 할 경우 다른 실을 어떻게 사야할지 고민이 된다. 우습게도 이 고민이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 뜨개질 하는 분들은 공감해 줄 것이다. 실을 잘못 고르면 배색이 이상하거나, 실의 질감이 작품의 용도와 어울리지 않거나, 사이즈가 커지거나 작아진다. 인형과 같은 장식품은 그래도 별 상관이 없는데, 가방이나 옷을 이렇게 망쳐버리면 쓰지도 못하고 실 값이나 내 품값이 아깝다. 책 뒤에 쓰인 대체 실로 만들면 작품이 잘 나올까? 내가 안 써본 실이라 만들어 봐야 알겠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뜨개책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 이제 실과 부자재 쇼핑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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