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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 - 병법의 구도자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우오즈미 다카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8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되었다. 전국시대에서 에도 막부 시대를 넘어가는 때에 살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장이다. 일본에서는 유명 소설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소설이 발매된 후 그에 관해 발견된 더 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인물을 재구성해보고, 그가 남긴 ‘오륜서’라는 병법서를 고찰해본다.
이 책의 전반부는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인물과 오륜서가 나오게 된 시대적 배경에 대해 서술한다. 이 인물이 나고 자란 곳, 출신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이 분분하다. 또한 그에 대한 과장되고 후대에 만들어진 내용도 많다. 저자는 약 20년 간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료를 모으고, 분석을 했다고 한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직접 남긴 기록, 그와 가까운 시대에 가까운 사람들이 남긴 기록, 역사적인 참고 지식을 통해 비교적 사실과 가까운 미야모토 무사시를 재구성한다.
이 책 후반부는 그가 죽기 일주일 전 완성한 병법서 오륜서에 대한 내용이다. (난 전반부보다 후반부가 훨씬 재미있었다. 일본 고대 역사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보니, 수많은 긴 이름들과, 작위와, 무사시의 행적에 대해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은 일반적으로 서양인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일본의 신비로운 사무라이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내용일 것 같다. 병법서라고는 하나 ‘도’, 무사도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륜서만의 특징 뿐만 아니라, 일본 무사도가 무엇인지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오륜서는 진형이나 대형 군사를 부리는 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직접 칼을 쓰는 법 뿐만 아니라 무사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싸움에 임하는 자세, 적을 파악하는 법 등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나와 있다. 영화나 만화에서 언뜻언뜻 구경하던 일본의 무사도에 대해 구체적인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 제일 기억에 남은 것은 ‘베개 누르기’이다. 여기의 베개는 상대가 어떤 공격을 하기 이전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공격을 하기 전에 알아차리고, 못하게 막는 것을 베개 누르기라고 한다. 실제 50세 이후의 미야모토 무사시는 상대가 공격도 못하게 만든 후 이겼다고 한다. 오륜서에서는 무사시가 자신이 원하는 표현을 위해 쉬운 듯 생소한 용어를 쓰며 무사도에 대해 설한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만화나 영화에서 피상적으로 보았던 일본의 무사도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