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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평점 :
빅터 프랭클과 로고 테라피에 대해서는 거의 10년 전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본 것이 전부이다. 그 책을 너무나 감명깊게 읽어서, ‘언젠가 로고 테라피에 대한 책을 읽어야지’했던 것도 그 때이다. 로고 테라피에 대한 책을 10년 후 한국 정신과 의사가 쓴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본 인생관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 책에 쓴 표현을 따르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인생이 날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인생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소명이고, 삶의 의미가 된다. 이것을 추구하는 삶은 로고스에 가까워진다. 이에 따른 삶은 과거 지향적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삶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일에서 고통과 원망을 느낀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낀다. 똑같은 일상에서 허무감이나 지루함을 느낀다. 사람의 삶은 자신이 추구하는 소명을 찾아내고, 소명을 찾은 다음에는 여기에 헌신하며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힘든 일을 필연적인 고통이 되고, 불안한 미래는 무엇을 또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지루하고 의미없어보이는 일상은 의미를 찾아가는 중간과정이 된다.
로고테라피는 한국말로는 의미치료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소명을 타고난다. 이 소명은 누구에게는 가르치는 일, 누구에게는 예술을 추구하는 일, 누구에게는 사람을 구하는 일 등 다양하다. 로고 테라피는 외부적인 무언가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추구하는 의미를 끌어내주는 도움을 주어서 사람을 트라우마, 허무주의, 우울증에서 끌어낸다.
그야말로 혁명적인 시점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21세기에 더 어울리는 정신적 이론이 아닐까 한다. 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남과 비교하기 쉬워지고, 가지고 싶은 것이 많아진 세상이다. 신분제와 종교가 주던 질서와 억압을 대신하여, 어지러운 세상에 맞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개인의 맞춤 철학이 필요한 시대이다. 관련된 책을 몇 권 더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