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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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인터넷 괴담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동안 첫머리에 [reddit]이란 문구가 붙은 외국 글은 뭔가 싶었는데, 이 책에 대한 설명을 보고 알았다. 외국에서 소설이나 실화를 올리는 사이트라고 한다. ‘그 환자’는 실화라고 하며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이야기라고 한다. 짧은 제목, 으스스한 책 소개에 이끌려 출판된 괴담을 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받고 보니 표지도 으스스하다.

한 편의 공포 영화 같은 소설이었다. 주인공 파커는 명문대학 출신의 정신과 전문의다. 책말미에 보이는 모습을 보면 똑똑할 뿐만 아니라, 용감하다. 그 환자는 이런 주인공을 순진한 아이처럼 쉽게 홀려 자기가 원하는대로 조종한다. 책 전반부에서도 그 환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단순한 소시오패스나 정신병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했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환자의 정체가 무엇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이 소설의 주된 배경은 폐쇄적인 정신 병원 안, 등장 인물도 조역까지 포함해서 10명을 넘지 않는 것 같다. 단순한 밀실 속에서 사람을 여럿 죽인 정체 불명의 환자에게 집중되어 공포 분위기가 더해진다.

그 환자는 뭘까? 책을 읽고도 그 환자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그 환자의 목적은 뭘까? 그 환자는 인간의 마음 속 공포를 헤집어서 여러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전 병원장 토마스, 주인공 파커에게는 자신이 괴물을 만들어냈다는 죄책감을 들게 하여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짐을 지웠다. 독자는 타인의 영향을 받아 상상할 수 없이 점점 나쁘게 변하는 그 환자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짓을 저지를지 걱정되고, 두려워진다. 글쓴이가 이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실화’라고 하기에 더욱 두렵다. 사실이라면 저런 괴물이 세상에 존재하고, 사람을 망가뜨려고 활보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 책은 영화화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로 만들기에 딱인 내용이다. 이 소설 속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 환자가 자신이 나오는 책, 영화가 알려진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당황할까? 오히려 좋아서 춤을 추며 자신의 악행에 날개를 달게 될까??

독자 입장에서는 이 책이 실화이거나 아니거나는 이 책이 주는 공포와 긴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인터넷 괴담을 보듯이,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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