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영화에 보면 돈이나 권력에 구애받지 않고, 냉소적인 듯 따뜻한 듯,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캐릭터들이 있다. 자기 기준이 확고하고, 죽음을 비롯하여 어떤 외력에도 굴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을 굴복하고 말 유혹, 위협에 맞서 오로지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간다. 이 캐릭터들의 원조가 ‘기나긴 이별’의 주인공 필립 말로이다.
내 기억 속에서는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 스피겔이 떠오른다. 시니컬한 듯하며 따뜻하고, 돈이나 편안한 삶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바를 향해 움직인다. 끝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위해 죽은 듯싶다. 현실의 대부분의 사람은 돈, 편안한 삶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 때문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희생하기도 한다. 그 만화를 보면서도 주인공이 이해가 될 듯 말 듯 했다. 그런 신비감이 만화와 주인공에 대한 매력을 더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