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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독서 좋아하는 분들은 누구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18세기 경제, 역사, 문학 각 방면에서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국의 명사들의 사교 모임 더 클럽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모임의 일원이었던 제임스 보즈웰의 세밀한 기록에 따라 재구성한 더 클럽의 명사들에 대한 공동 전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즐겁게 읽는데 해당하는 명사에 대한 독자 개인적인 관심사나 지식은 꼭 필요하지 않다. 이 책은 기록자인 제임스 보즈웰, 그가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랐던 새뮤얼 존슨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두 사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더 클럽의 저명한 인물들 중 저서를 읽어본 것은 에드워드 기번 뿐이고, 그 다음으로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애덤 스미스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그런데 어떻게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는가? 이 책은 읽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지적연회’를 즐길 수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전기같이 비범한 어린 시절, 훌륭한 업적으로 사람을 묘사하지 않는다. 에드워드 기번은 역사에 대해 비범한 저작을 남긴 사람은 틀림없으나, 우습게 생겨서 과장된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 제임스 보즈웰은 훌륭한 작가이기는 하나, 조울증이 있는 사람이며, 자기애가 지나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즐긴 사람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더 클럽의 회원들은 마치 아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묘사된다. 보즈웰이 남긴 세밀한 기록을 중심으로 다른 기록을 통해 역사 속 유명 인사들의 성격, 생각, 태도, 사상, 말이 저자의 펜 아래서 생생한 한 사람으로 되살아난다. 이런 살아있는 묘사와 저자의 뛰어난 문장력이 이 책의 고유한 특징이다. 저자의 관점, 제임스 보즈웰의 관점, 새뮤얼 존슨의 관점이기 때문에 꼭 객관적이라 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은 지나친 겸손으로 들린다. 영혼이 다채롭게 살아숨쉬는 책이다.
더 클럽은 즐거운 대화와 분위기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이 책의 제목이 ‘더 클럽’인 것도 책의 내용과 꼭 맞다. 독자는 더 클럽 속으로 들어가 18세기 영국 명사들의 지적이고, 유쾌하고, 우습기도 한 분위기를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