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도원도 바닷가와 인접해 있어서 역시 요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벽은 높고, 창문은작고, 이중으로 된 문은 두껍고 무겁다. 영화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수도원을 연상하면 비슷할 것이다. - P42

나에게 이 음식이 맛있냐고 묻는다면, 도저히 맛있다고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콩 수프는 담백해서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차가웠다. 빵은 딱딱해서 씹기 힘들었고 짰다. 하지만 배가 고프니 불만이 있어도 감사하게 받았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 P44

우리는 예상외로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니 좀 더 일찍 일어날 줄 알았는데 눈을 뜬 것은 아침 여섯 시삼십 분이었다. 어제저녁의 아저씨가 방으로 찾아와 언제까지자고 있을 거냐며 우리를 깨웠다. 예배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런시간까지 자고 있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도 이미 끝나버렸다. - P51

예배는 이미 시작된 뒤였다. 화려한 수도복을 입은 사제가 사람들에게축복을 내려주고 있다. - P51

그리스정교는 성가의 반주를 금지한다. 조각상도 금지되어 있다. 반주가 없기 때문에 찬송은 마치 일본의 불경처럼 들리기도 한다. - P51

우리는 이교도이므로 뒤쪽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사실 그들도 예배당 안에 이교도 따위를 입장시키고 싶지 않을 것이다. - P52

그런 그들의 엄격한 종교관 -본질적인 관용을 허용치  않는 태도-은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의  사찰과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종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역사와 싸워온 사람들인것이다. - P52

아토스에있는 스무 개의 수도원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완전 공동체적인 수도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개인을 인정해주는 유연성을 갖춘 수도원이다. 후자의 경우 기도는 모두함께하지만 식사와 노동은 개인의 재량에 맡긴다. 이비론 수도원은 후자에 속한다. - P53

이런이런! 앞으로도 매일 이런 빵을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우울해졌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 빵은 아토스 반도에서 제일맛없는 빵으로 다른 수도원에서는 훨씬 더 맛있는 빵을 먹을 수있었다. 공짜로 식사를 얻어먹는 주제에 이런 글을 써도 되나 싶지만 - P54

이비론 수도원의 식사는 미안한 얘기지만 별이 한 개도 안 붙을 것이다.
일곱 시 사십 분에 우리는 배낭을 메고 이 별이 없는 수도원을 뒤로한 채 떠난다. - P55

그러나 그때 우리는 미처 몰랐다. 아토스 반도 남동부에서는함부로 날씨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 P60

어째서 이 지역의 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러운지 나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아토스 산이라는 존재가 날씨를 뒤흔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P60

그렇군. 아토스의 수도원에서는 모두 이 비잔틴 타임을 쓰고있는데 유일하게 어제 머문 이비론 수도원만이 그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으나ㅡ비잔틴 타임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한밤중에 목어나 종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 P78

"열두 시에 일어나면 우리는 우선 자기 방에서 개인 기도를 올립니다. 그리고 오전 한 시에 모두 모여 기도를 합니다. 이 기도는 대략 서너 시간 계속됩니다. 특별한 날에는 열 시간 정도 기도를 올릴 때도 있습니다." - P78

여섯 시 삼십 분이 되자 우리는 저녁식사에 불려갔다. 우리는이교도이므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 모두 식사가 끝난 뒤 우리를 불러서 밥을 준다. 이교도는 입지가 좁은 것이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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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스의 땅을 지배해온 법은 그 어느 다른 세속의 법이나 헌법보다 오래되었고 강력하다. 동로마 황제가 이 땅을 통치하고,
이어 터키인이 다스렸으며, 그리고 그리스 정부가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떠한 정치체제하에서도 아토스의 종교적 공동체로서의 체제는 티끌만큼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이 아토스다. - P17

아토스 반도에는 현재 스무 개의 수도원이 존재하고, 약 2천명의 수도사들이 그곳에서 엄격한 수행을 쌓고 있다. - P17

이 사실을 우선 확실하게 머릿속에 넣어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는 여자가 단 한 명도 살고 있지 않으며 입산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런 것ㅡ말이 조금 심하긴하지만 이 있으면 수행하는 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동물도암컷은 들어오지 못하게 되어 있다. 수컷들은 모두 거세된다. 물론 말할 것도 없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아토스의 모든 동물이 수컷뿐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것은 가축처럼 덩치가 큰 동물에게만 국한된다는 얘기다. - P18

전설에 의하면 성모마리아가 키프로스에 사는 라잘로를 찾아가려고 배를 탔다가 태풍을 만나 항로에서 이탈했으나, 그때 하나님의 인도로 이 아토스 해안에 흘러들어왔다고 한다. 그때까지 이곳은 어리석은 이교도가 지배하고 있었지만, 성모마리아가해안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모든 우상들은 가루가 되어 흩어져버렸다. 마리아는 이 아토스를 성스러운 정원으로 정하고, 여자는이 땅에 영원히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아토스는 신의 축복을 받은 성스러운 땅이 된 것이다. 하는 이야기이다. - P19

만약 현재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마리아는 전 세계 페미니스트 단체로부터 격렬하게 규탄받았을 것이다. - P19

하지만 이것이 2천년 전의 얘기이다 보니 누구도 별로 화를 내지는 않는다. - P19

걸레처럼너덜너덜한 라소를 걸치고, 노끈으로 허리춤을 묶고, 헐렁한 주머니 같은 것을 등에 메고 있는 골수파 수도사도 있다. 그것은수도사라기보다는 솔직히 거지에 가까워 보인다. - P24

개에 비하면 고양이는 이 땅에서 훨씬 더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는 듯 쉽사리 내가 성별을 조사하게 가만히 있지 않았다. 원래 고양이의 암수를 구분하는 것은 개의 성별을 구분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 P29

지금은 아직 여름이므로 노숙을 한다고 해도 상관없을지 모른다. 게다가 많지는 않지만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짐승이다. 이 아토스 반도에는 늑대가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일 먼저 그에 대한 주의를 들었다.
밤이 되면 늑대가 나타난다고. 그만큼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채잘 보존되어 있다는 얘기겠지만, - P33

"숲은 마음의 안식처이자 신의 미소입니다. 화재로부터  숲을 지킵시다"라고 쓰인 팻말이 서 있다. 정말 맞는 얘기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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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노폴리스-설명을 하고 넘어가자면,  우라노폴리스는heavenly town 천국과도 같은 마을이라는 의미이다-에는 몇 개의 작은 호텔이 있고,  타베르나 taverna 서민적인 식당 혹은 주가 있고, 해변이 있고, 부두가 있고, 길거리에는 독일 번호판을 단  캠핑카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주차해 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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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은 더 가까워지는 법이다.
내가 머무는 곳이 청산일 것 하루하루의 생활이 청산일 것.
느리게,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산으로 내가 갈수 없다면 산이 내게 오게 할수 밖에.

오직 속이지 않는다는 두글자만이 일생을 마칠때까지 행하여도 좋으리라-북송의 정치가 범증엄

임상옥. 박송일, 홍경래, 이희저, 우군칙, 김사용, 홍총각
평서 대원수 홍경래, 혁명아. 천하제일왕

산으로 내가 갈 수 없다면 산이 내게 오게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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