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머니가 입혀준 깔끔한 외출복 차림으로 아버지를 따라 전철에 탔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삼반규관이 약해서 쉽게 멀미를 했습니다.

그때까지 아버지와 전철을 타본 기억이 없으니 알 수 없는 노릇이긴 합니다만 틀림없이 버럭 화를 내셨을 겁니다. 그런 상황을 어린 나이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저는 몹시 긴장했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멀미를 느낄 여유조차 없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누나 둘에 여동생이 한 명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과자를 따로 사주는 부모는 없었습니다. 하물며 아버지가 과자나 장난감을 사다 준 기억은 철이 든 이후로 한 번도 없었으니, 정말 놀랄 일이었지요. 과장이 아니라, 기쁨보다는 경악에 가까운 감정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네가 지금 가고 있는 곳 말이야. 아줌마는 거기가 무서운 곳이라는 걸 알 수 있단다. 하지만 말이지, 그렇다고 가지 않으면 훨씬 흉측한 뭔가가 너한테 일어날 거라는 기분도 드는구나."

"그러니까 아줌마는, 너한테 가라고도 가지 말라고도, 뭐라 말할 수가 없구나. 이해해주렴."

아버지에게는 몹시 혼이 났습니다. 만약 어머니였다면 저를 업고 걸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었거든요.

제 입으로 말하기 뭐합니다만, 어쨌든 저는 성실한 아이였으니까요.

내가 신주쿠의 기노쿠니야 서점 본점의 모 서가에서 B5 사이즈의 컬러 인쇄 서적을 구입한 것은, 아마 2003년이나 2004년이 아니었나 한다. 그 책의 머릿그림 부분 첫 페이지에 실린, 두 장의 그림을 찍은 사진을 보고 강한 충격을 받았던 것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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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머니가 입혀준 깔끔한 외출복 차림으로 아버지를 따라 전철에 탔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삼반규관이 약해서 쉽게 멀미를 했습니다.

👀 🤔 삼반규관...
첨들어봤다. 무식하다

삼반규관(semicircular canal)

내이(內耳)를 구성하는 두 평형감각기(平衡感覺器) 중의 하나로 회전 가속도를 감각한다.
세 개의 반원형 관(管)이 서로 수직으로 교차하여 내부에는 림프액이 채워져 있다.
이것을 반규관, 또는 세 개이므로 삼반규관이라 부른다. 세 관에 각기 약간 굵은 팽대부
(膨大部)가 있으며 그 안쪽에는 긴 섬모(纖毛)를 가진 감각세 포가 모여 있다.
몸이 좌우·상하로 움직이면 관 속의 림프액에 흐름이 생기고 반원형 관 셋이 입체적으로 조합되어 있으므로 관에 따라 가속도에 차이가 있어 그에 의해 몸의 움직임이 3차원적으로 파악된다.
모든 척추동물에 있다(원구류는 두 개).
무척추 동물에는 전정기관이 있을 뿐이고 반규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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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괴담 雨中怪談

오늘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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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건물에 흥미가 있었다. 가까이에 존재하는 건축물이 아니라, 텔레비전에서 본 서양 영화에 등장하는 고성이나 성관城館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는 동경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다만 그 대다수가 영화용 세트였다고 생각되므로, 나는 실존하지 않는 건물에 매료되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대학은 건축학과에 진학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현실의 건물에는 이상하게도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집에, 이야기의 무대로 설정된 장소로서의 건물에, 아무래도 나는 홀려버렸던 모양이다.

그곳이 일반적인 장소이기에 무서운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역시 ‘그 집’이 무대이기에 일어났다고 생각되는 괴이 쪽이 역시 재미있게 느껴진다. 어쩌면 이것은 작가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게 ‘소재가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 소개할 ‘어느 남자의 유소년기 체험담’이 그야말로 딱 그런 이야기에 해당한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커다란 관심을 가진 것은, ‘집’에 관련된 그의 기억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그 사람을 찾아온 괴이에 매료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저는 당신이 좋아할 만한,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꼭 좀 듣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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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귓가를 스치는 서간도 벌판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나온 구십 평생 되돌아봐도 여한은 없다. 그저 하루하루 연명한 것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고달픈 발자국이었긴 하나 큰일 하신 어른들 생각하면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다. 그 대신머지않아 여러 영령들 뵈옵고 이토록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을 말씀드릴 생각하면 마음뿌듯하다. 선열들의 피 흘린 노력의 보람을 오늘 이 나라의 성공에서 찾을 수 있으시겠지.
- 허은 여사 회고의 말 중에서

올해는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고난과 극복으로 점철된 우리 근현대사를되새겨보게 하는 시점에 뜻 깊은 책을 간행하게 되어 연구소로서도 보람이 크다.
이 책이 독립운동을 폄하하고 일제의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등 사회 일각에서 자행되고있는 역사왜곡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개정판을 펴내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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