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머니가 입혀준 깔끔한 외출복 차림으로 아버지를 따라 전철에 탔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삼반규관이 약해서 쉽게 멀미를 했습니다.

그때까지 아버지와 전철을 타본 기억이 없으니 알 수 없는 노릇이긴 합니다만 틀림없이 버럭 화를 내셨을 겁니다. 그런 상황을 어린 나이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저는 몹시 긴장했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멀미를 느낄 여유조차 없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누나 둘에 여동생이 한 명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과자를 따로 사주는 부모는 없었습니다. 하물며 아버지가 과자나 장난감을 사다 준 기억은 철이 든 이후로 한 번도 없었으니, 정말 놀랄 일이었지요. 과장이 아니라, 기쁨보다는 경악에 가까운 감정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네가 지금 가고 있는 곳 말이야. 아줌마는 거기가 무서운 곳이라는 걸 알 수 있단다. 하지만 말이지, 그렇다고 가지 않으면 훨씬 흉측한 뭔가가 너한테 일어날 거라는 기분도 드는구나."

"그러니까 아줌마는, 너한테 가라고도 가지 말라고도, 뭐라 말할 수가 없구나. 이해해주렴."

아버지에게는 몹시 혼이 났습니다. 만약 어머니였다면 저를 업고 걸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었거든요.

제 입으로 말하기 뭐합니다만, 어쨌든 저는 성실한 아이였으니까요.

내가 신주쿠의 기노쿠니야 서점 본점의 모 서가에서 B5 사이즈의 컬러 인쇄 서적을 구입한 것은, 아마 2003년이나 2004년이 아니었나 한다. 그 책의 머릿그림 부분 첫 페이지에 실린, 두 장의 그림을 찍은 사진을 보고 강한 충격을 받았던 것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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