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강한 자는 공격을 잘하고 약한 자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앉아서 진나라의 요구를 들어주면 진나라 군사는 애쓰지 않고 땅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는 진나라를 강하게 하고 조나라를약하게 만듭니다. - P412

신릉군 무기無로는 전국 시대 네 공자 중 가장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서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는데, 이는 그가 선비를 대하는 남다른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이 열전에 함께 나오는 후영侯嬴,  주해朱亥, 모공毛公, 설공薛公도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 P419

신릉군의 일생에서 가장 두드러진 공적은 조나라를 도와 진나라를 무찌른 일인데, 이는빈객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마천은 신릉군이 예의 바르고 어질며 나랏일을중시한 것을 이상적으로 평가하여 높이 존경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작위에 근거하여 「위 공자 열전」을 ‘신릉군 열전‘으로 부르기도 한다. - P419

이 편에는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라는 유명한 말이 등장하는데, 이 명제를 내세워 후영을 중심축으로 삼아 사마천의 인재관을 서술해 나간다. 선비를 예우하는 위 공자의 자세와 의기투합된 인물들의 활약상이 재미있는 일화와 함께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 P419

어진 사람을 얻으려면 정성을 다하라
위나라 공자 무기는 위나라 소왕의 막내아들로 위나라 안희왕釐의 배다른 동생이다. 소왕이 죽고 안희왕이 즉위하면서 공자를신릉군에 봉했다. - P421

"신의 객 중에 조나라 왕의 은밀한 일까지 정탐할 수 있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조나라 왕이 하는 일마다 하나하나 신에게 알려 줍니다. 그래서신은 이번 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왕은 공자가 어질고 능력 있음을 꺼려 그에게 나랏일을 맡기려 하지 않았다. - P422

"세상일에는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고, 또 잊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이 공자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공자께서 다른사람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시기 바랍니다. 또 위나라 왕의 명령이라 속여 진비의 군사를 빼앗아 조나라를 구한 것은 조나라 입장에서는 공을세운 것이지만 위나라 입장에서 보면 틀림없이 충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공자께서는 스스로 교만해져 공로가 있다고 하시니, 이는 공자로서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 P430

노름꾼과 술파는 자라도 어질면 찾아가라 - P431

비방 한마디가 인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 P433

진나라는 끊임없이 인재를 모으면서 능력 있는 자에게는 벼슬을 주고 어질지 못한 자는 내침으로써 서쪽 변방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병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위염, 범저, 채택 등이 떠나간 것을 보면 겉으로는 진나라 왕이 은혜로운 마음이 적고 지나간 은덕을 생각지 않는 듯하지만, 사실상 진나라가 천하를 제패할수 있었던 것은 유능한 인재들을 계속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 P437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다 지치면 개도 못 이긴다
춘신군은 초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헐이고 성은 황이다.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배워서 보고 들은 것이 넓었으며 초나라 경양왕頃을 섬겼다. 경양왕은 그가 변론에 뛰어남을 알고 진나라에 사자로보냈다. - P439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면 힘이 약한 개가 그 지친 것을 틈타 이익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편이 더낫습니다.  - P440

"사물은 한쪽 끝까지 가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겨울과 여름은 서로 바뀌게 마련이다. 쌓인 것이 극에 이르면 위태롭다. 바둑돌을 쌓아 올리면 무너지게 마련이다." - P440

정확한 결단만이 몸을 보존할 수 있다 - P449

복과 불행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 P452

춘신군이 재상이 된 지 25년째 되던 해에 초나라 고열왕이 병에 걸렸다. 주영이 춘신군에게 말했다.
"세상에는 생각지도 않던 복이 찾아올 수도 있고, 또 생각지도 않은재앙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생각지도 못한 행복과 재앙이 찾아오는 세상에 살고 있고, 기대를 걸 수 없는 군주를 섬기고 계십니다.어찌 재앙을 막아 낼 수 있는 뜻밖의 인사를 구해 두지 않으십니까?" - P452

태사공은 말한다.
"내가 초나라에 가서 춘신군의 옛 성과 궁실을 보니 웅장하구나! 처음에 춘신군이 진나라 소왕을 설득하고 몸을 던져 초나라 태자를 돌아오게한 것은 얼마나 밝은 지혜였던가! (그런데) 마지막에 이원에게 당한 일은늙어서 사리 판단에 어두워진 탓이리라. 세인의 말에 ‘마땅히 결단해야할 것을 결단하지 못하면 도리어 혼란을 겪게 된다‘라고 하였다. (이는)춘신군이 주영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두고 한 말일까?" -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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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눈여겨볼 곳은 모수라는 인물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가 평원군에게 자신을 천거하고 사신으로 나가 초나라 왕을 꾸짖는 용기나 국제 정세에 대한 식견과 말재주는오히려 이 열전이 모수를 위해 평원군을 덧붙인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 P397

우경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진나라를 섬기다 조나라를 섬기다 하는 지조 없는 일부 빈책과는 달리 끝까지 합종을 지키며 진나라에 대항하고 조나라에 충성을 다하였다. 사마천은 구차한 삶을 감추고 발분하여 글을 지었기 때문에 우경을 기록한 부분에서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 편은 지나치리만큼 찬미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 P397

이 무렵 제나라에는 맹상군, 위나라에는 신릉군信陵君, 초나라에는 춘신군이  있어서 서로 다투어 선비를 정성껏 예우하였다.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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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가요. 하지만 그믐 님도 아시잖습니까. 가장 뜨거웠던 사랑도 전부 다 잊어버리는 것이 인간입니다." - P-1

"시간만 좀 흐르면 그렇게 죽고 못 사는 사랑도 전부 차가워져버리고 말지. 혹은 처음부터 뜨거웠던 것처럼 속일 생각이었거나." - P-1

신언서판이라고 했던가. 가장 처음이 겉모습이고 그다음이 말솜씨라는 말처럼 김현은 겉과 속이 전부 완벽했다. 그래서 다들 안타까워했다. 김현 자기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전부 그에 미치지 못했으니까. - P-1

잘나지 못한 집안, 그것도 서자 출신. - P-1

"나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소. 이 좁은 땅과 하늘 말고 더 큰 세상을 보고 싶고 오래도록 살고 싶소. 내 이름이 천세 만세에 남도록 하고 싶단 말이오!" - P-1

그믐. 달이 뜨지 않는 밤. 영원한 어둠. - P-1

소원과 기도, 욕망으로 점철된 공간 안에서 그믐은 인간들의 믿음을 통해 강해졌다. 과학의 시대가 밝아왔다고 했지만 여전히 인간들은 운명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었다. 더 밝아지는 부분이 있을수록 더 어두워지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었다. - P-1

인간들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빌고 또 빌었고 그믐은 그들의 기도를 바탕으로 한 번 더 일어섰다. - P-1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받아주는 게 아닌데."

"그래서 저 방에 키우시는 영귀들도 다 식물 모양을 하고 있는 거예요?" - P-1

그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속에서 보름은 목숨을 가진 것의 무게를 느꼈다. 그건 너무나 가볍고 동시에 너무나 무거웠다. - P-1

신이 직접 인간의 일에 개입하는 건 그만큼 큰 리스크로 돌아왔다. 그래서 보름 역시 자신이 가진 권능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보름이 힘을 사용하는 건 적어도 같은 계(界) 내에 속해 있는 악귀나 귀를 상대할 때뿐이었다. - P-1

"당연히 그러시겠죠. 아무튼 상차림, 하실 거죠?"
진짜로 말렸다. 여기서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었다.
"알겠어. 할게, 한다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힘을 협력하고 있는 사이.
친구라고 부르기엔 그렇게 친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냥 아는 사이라고 하기엔 또 그것도 애매했다. 아무튼 서로가 어쩌고 있는지 신경은 쓰였으니까.

지금까지는 의미를 두지 않았던 행동과 생각과 마음.

하지만 이제는 의미를 두어도 괜찮았다. 보름은 자신의 산신이었고 자신은 보름의 산군이었으니까. 알아가는 게 하나씩 늘어난다고 해도 괜히 모른 척하지 않아도 됐다. 언젠간 지나갈 마음이라고 생각하며 담아두지 않아도 됐다.

근래 들어서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이런 예감은 마고가 소멸한 뒤 처음 느끼는 거였다. 분명 이 땅에 그릇된 것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올바른 방법으로 태어나지 못한 것들은 그 존재 자체가 부정했기에 그것들을 정체화하기 어려웠다.

흰 사슴은 제주와 모든 섬을 관장하는 산군이었다. 그가 이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 오래간만이었다.

‘모시던 산신이 죽었다면 산군 역시 응당 따라갔어야지.’
차가웠던 목소리들이 떠올랐다.
‘명예롭게 죽었어야 할 것이 이렇게 살아 있다니.’
‘망할 징조다, 망할 징조야!’

내 산군.
그 말이 유독 산호의 귓가에 콱 박혔다.
"이런 말을 들을 줄은 진짜로 몰랐네."
"나도 이런 소리 할 줄 몰랐으니까 그냥 듣고 넘겨."

"앞으로도 이렇게 살자고."
그건 너 없이는 사는 게 재미없을 거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었다.

산호의 말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보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이번 일을 다 마치면 셋이서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 네가 온 산에 한번 가보는 것도 좋겠지."

"그건 그렇지만……. 위험할 수도 있어."
"나만큼 위험한 존재가 또 있나?"
장난기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너도 가고 싶은 거잖아, 지금. 그러니까 가야지. 내가 너의 산신이긴 하지만 그건 너를 지배하려고 있는 자리가 아니야. 네가 필요한 곳이고 네가 가고 싶다면 가.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이제 백귀야행이 시작된다."
검은 신당에서부터 시작할 야행의 행렬.

"나의 신, 나의 달."
갠 하늘 위로 그동안 숨어 있던 보름달이 떴다.
휘황찬란한 빛이 세상 만물 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니까 누가 그런 신문물을 알려주래? 몇백 년을 각자 산속에만 있어서 외로운 양반들이야."

바다 안에서 산호가 발견한 인간 기둥, 그 사이에 마고의 정기를 받은 어린 산신이 있었다. 그건 김현이 만든 미끼였다. 산호와 보름을 갈라놓기 위한 미끼.
그러나 동시에 마고의 미끼이기도 했다.

마침내, 산호가 자신을 다시 찾아와 이것들을 전부 무너지게 만들 수 있도록.

"달은 이미 셋째 삭이 잘 다스리고 있어. 그리고 여기가 내 집인걸. 가족들도 여기 있고."

"그러니 나는 여기 있을 거야."
그건 새로운 신이 새로운 세상에서 하는 첫 번째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읽으신 분들에게 달과 산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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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그런 일을 해결하긴 하지만 무당은 아니야." - P-1

"하하! 아, 뭐야. 생각보다 용한 무당이었네? 허주신도 없는데 그런 걸 다 보고. 그럼 난?" - P-1

매일 같이 힘들여 일하는 것에 비해서 제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들의 지나온 세월이나 대충 읊어주면 돈이 생겼으니까.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 ‘신’들이 점점 연화의 몸과 생각과 말을 훔치기 시작한 게. - P-1

신이 떨어져 나갔다는 걸 안다면 손님들은 연화를 죽이려 들 거였다. 돈도 없고 의뢰도 들어주지 못하는 무당은 쓸모없는 존재였으니까. - P-1

"그런 잡귀들을 신이라고 받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너도 느꼈을 텐데. 조금만 더 그대로 놔뒀다가는 잡귀들이 네 몸을 차지하고 너인 척 굴었을 거다." - P-1

"그러면 안 되냐고요! 어차피 이렇게 사는 것도 짜증 나요. 더 살고 싶지도 않고요. 그냥 죽지 못해서 사는 거예요. 그게 잡귀든 신이든 상관없어요. 어쨌든 돈을 벌어줬으니까. 지금까지 거절만 당하면서 살아온 나도 어딘가에 쓸모가 있다잖아요. 그게 뭐 그렇게 나쁜 거예요?" - P-1

"인간들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니까. 별것도 아닌 일로 신내림을 받게 하거나 귀들을 불러들이지. 자신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이들이 해줄 수 있다고 믿으면서." - P-1

"요새는 인간들이 귀들보다 더 약았어. 못됐고." - P-1

"저는…… 저는 또다시 쓸모없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 P-1

"너, 인간도 아닌 것이 어디서 인간 행세를 하면서 돌아다녀?!" - P-1

"고작 박수무당 주제에 시비를 걸고 다니면 명줄이 짧아지잖아.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들어도 못 들은 척하라는 옛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고 살아." - P-1

"어찌됐든 도우러 와줘서 고맙군. 가끔 저런 치들이 있거든. 틀린 말은 아니지. 인간이 아닌 게 인간인 척하고 있는 건 맞으니까." - P-1

‘네 이름은 산호다. 산군 호랑이라는 뜻이지.’
산군(山君). - P-1

그건 산신을 모시는 동물을 의미했다. 산신이 다스리는 산을 지키고 그 산 안에 사는 것들을 돌보고 산신의 뜻을 전달하는 존재. - P-1

땅과 산과 신을 지키는 게 산군이 해야 할 일이었다. - P-1

신은 믿음으로 존재를 유지한다. - P-1

인간들은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지 않았다. 산과 땅은 그저 돈벌이의 일부였고 그들은 그것들을 마음대로 사고팔았다. 그리고 일어난 전쟁들. - P-1

"그냥. 달이 오늘따라 밝길래." - P-1

보름 역시 산호의 시선을 따라 커다랗게 뜬 달을 한 번 바라보았다. 달. - P-1

사랑.
그래,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
동시에 이 세상에서 가장 거짓된 것. - P-1

보름은 정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쳤다. 도망쳤다. 세상의 끝까지. 그러나 떨어져 내린 곳에서 보름이 마주쳤던 건 전혀 다른 것이었다. - P-1

"그럼 이제 우리도 우리 일을 해야지. 산군과 신이라고 해도 돈은 있어야 이 세상에서 사는 거잖아?" - P-1

그림자 같기도 하고 도사리고 있는 어둠 같기도 한 것들. 그건 이곳에 모인 집념이었다. 차 있어야 할 곳이 비면 거기엔 다른 것이 깃들기 마련이었다. 그들은 이런 빈 공간에 모였다. 그리고 마치 땅 주인처럼 행세를 했다. - P-1

인간의 마음과 정신은 오래 남았다. 좋지 않은 것일수록 더욱더. - P-1

원한을 가지면 성불하지 못한다고 하던가. - P-1

선한 마음은 고이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이에게 전해지고 퍼져서 남는다. 그러나 악의는 달랐다. 그대로 가라앉고 썩는다. 그리고 다른 희생자를 찾아 잡아먹는 것이다. 이 빌딩에 고인 것은 그런 썩은 마음에서 시작된 악귀들이었다. - P-1

"……누가 호랑이 아니랄까 봐 잘 뛰어다니네."
"그렇게 대답하는 걸 보니 괜찮군." - P-1

죽은 뒤에도 남아서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존재는 인간 말고 거의 없었으니까. 그러나 지금 보름의 눈앞에 있는 건 뱀이었다. 그것도 크기가 어마어마한 뱀. 저런 악귀가 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 - P-1

신은 그 자체가 존재 의의였다. 그렇기에 다른 무엇을 위해 부단히 정진해야 할 필요도 없었고 스스로의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태양과는 다르게 눈으로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달은, 어둠을 밝히는 달은 그 특성상 더 많은 기도가 올라오곤 했다. 그래서 보름은 산호의 울음소리를 그냥 듣고 넘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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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쾌청했다.
바람에 나부끼는 색색 연등의 그림자가 깨끗이 쓸어낸 절 마당에 드리워졌다.
"날씨 좋네." - P-1

"제 아무리 권세가 있다고 해도 인간인데 죽지 않고 버텨? 살 맞은 놈치고는 숨이 길긴 했지만." - P-1

"그래서, 좋으냐?"

연화의 물음에 순간 윤재의 얼굴에 싱그러운 웃음이 피어났다. 입고 있는 검은 소복과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였다. - P-1

"당연하지요. 선녀님 덕분에 저 새끼가 죽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내가 이 칠성파를 키우는 데 얼마나 도움을 줬는데 그걸 다 잊어버리고 새 부인을 들이려고 하다니. - P-1

사진 속 사람은 윤재의 남편이었다. 윤재가 사주하고, 앞에 앉아 있는 연화선녀가 살을 날려 죽인 남자. - P-1

남편을 죽인 이유는 간단했다. 선수 치지 않았으면 오늘 영정 사진 속에 있는 건 윤재 자신이었을 테니까. 죽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P-1

‘신 받은 지 얼마 안 됐거든. 이럴 때 기도를 해야 효험이 좋아.’ - P-1

분명 같은 계열이었다. 신을 모시는 무당이나 술사가 아니라면 저런 힘이 느껴질 수가 없었다. - P-1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사람들은 전부 연화에게 고개를 숙였다. 연화가 갓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는 것을 알면 모두 태도가 달라졌다. 연화에게는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수단이 있었으니까. - P-1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가졌다. 그래서 연화를 무서워했고 그만큼 극진히 모셨다. - P-1

최근 젊은 여성들의 실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사건들과 관련하여……. - P-1

"그럼 괜히 묻지를 말던가. 그러는 넌 맨날 똑같은 메뉴잖아."
보름이 산호가 들고 있는 소떡소떡을 턱끝으로 가리켰다. - P-1

"호랑이 티 내는 것도 아니고. 맨날 그것만 먹어. 질리지도 않냐?"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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