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직업인들의 몸짓에서 늘 읽게 되는 반응은, ‘우릴 좀 가만 내버려둬요! 뭐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것 있냐고요! 보세요, 우리는 날이면날마다 지긋지긋한 부역에 치일 지경이랍니다. 우리가 써대는 모든 글들을 그런 식으로 꼼꼼하게 뜯어볼라치면 어떻게일을 하겠소?‘였다. - P89

간단히 말해, 만약 진정한 문학작품의 작가더러 누군가가
"차라리 다른 소재를 선택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묻는다면, 그건 마치 어떤 의사가 폐렴에 걸린 환자더러 "아, 차라리 콧물감기로 정하시지 않고요!" 하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다. - P99

시는 시인의 호흡,
그의 아우성, 그의 꿈, 그의 미소, 그의 주먹질이다. - P114

이러한 ‘아름다운‘ 시들이 가끔 너무나 지겹고 미심쩍어진다. 마치 길들여지고 다듬어진 모든 것들처럼, 교수들과 공무원들처럼 말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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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선이 범선보다 더 우월해지는 시점은 대략 1860년 이후의 일이다.
다시 말해 19세기 중엽은 범선이 최후의 정점을 맞는 동시에 다음 시대를 책임질 증기선이발전하던 전환의 시대였다. 이것은 마치 증기기관이 산업의 모든 분야를 석권하기 전에 물레방아가 최고로 발전하고 또 증기기관과 동시에 사용되던 현상과 유사하다. (Allen, 177) 세계의 바다를 연결하는 기본적인 네트워크는 우선범선으로 구축한 다음 증기선으로 더욱 확실하게 강화했다.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이 범선의 쇠퇴를불러온 또 하나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범선으로는 운하를 통과하는 것이 어려운 반면, 증기선으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면 아시아와 유럽 간 항해 거리가 훨씬 짧아진다. 특히 인도와실론에서도 차가 재배되자 중국에서 차를 운송해오던 차 클리퍼는 막을 내렸다. 1870년대이후 범선의 시대가 저물어갔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인류 역사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지만, 사실 증기기관의 원리자체는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헤론(AD 10~70)은 물을 가열할 때 나오는 수

증기의 부피가 크게 팽창하는 성질을 이용해최초의 증기기관(aeolipile)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이처럼 원리를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산업에 적용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과학 지식 자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실용 기술로 발전시켜 실질적으로 산업에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산업혁명의 영웅들이 한일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인건비와 목재가 갈수록 비싸지는 상황에서 풍부하고 값싼 석탄을사용하는 기계를 만들어 산업 활동을 혁신한것이다.

미시시피강의 증기선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긴 작가는 마크 트웨인이다. 그는 강 위로 증기선이 다니는것을 보며 자랐고 실제로 이런 배의 도선사로 일했다.
그의 주요 작품인 《톰 소여의 모험》(1876)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은 미시시피강을 주요 무대로 한다. 다만 그가 소설을 쓸 때는 이미 증기선 운항이 사양 사업이 되었고 철도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했다.(Thomas Smith) 언제나 그렇듯 성장과 발전이 곧모든 사람의 행복을 증대시키지는 않는다. 이 강을 통해 100만 명 가까이 노예로 팔려갔고, 이들이 힘겹게생산한 엄청난 양의 원면이 뉴올리언스를 통해 영국으로 수출되었다.

영국과 미국 내부의 강이나 호수, 연안 지역을 오가는 데에 증기선을 성공적으로 사용했다고 해도, 대양 항해에 증기선을 투입하는 것은또 다른 문제다. 일찍이 1819년 사바나(Savannah)호가 31일 만에 대서양을 건넜다고하나, 실제로 증기기관을 사용한 건 8시간에불과하고 나머지 항해에는 돛을 사용했다. 이배는 후일 엔진을 걷어내고 범선으로 돌아갔다.

다. 다른 배들도 위급한 상황을 맞거나 혹은 정박지에서 출항 · 입항할 때만 증기기관을 사용하곤 했다. 대양 항해 전 구간에 걸쳐 엔진을사용한 사례는 쿠라사오(Curaçao)호가 처음이다. 이 배는 영국에서 건조하고 네덜란드가 구매한 438톤 크기의 외륜선으로, 1827년 승객

홍해 측 수에즈 사이의 162.5킬로미터를 수로로 연결했다. 하상 부분의 폭이 22미터이고 수면 부분의 폭은60~90미터, 깊이 6미터인 이 운하는 프랑스의 기술과 이집트의 자금 및 인력으로 만들었지만 완공 후 이익의 태반은 영국에게 돌아갔다. 기원전 6세기에 네코 2세가 이집트에 운하를파면 야만인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리라는 신탁을 듣고 사업을중단했는데, 마치 그 예언이 2,500년 후에 실현된 것 같았다.

영국 정부는 큐너드사에 보조금을 지급해서 240미터 길이에 총톤수 3만2,000톤인 루시타니아(Lusitania)호와 모리타니아(Mauretania)호를 건조하게 했고, 마침내 1907년 루시타니아호가 블루리본을찾아왔다(이 배는 1915년 독일 잠수함 공격을 받고 침몰했는데, 이것이 미국의 참전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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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인간만 쓰는 게 아니다. 손 없이도 펜이나 붓, 종이나 양피지 없이도 글은 써진다. 바람과 바다,강과 시내가 글을 쓰고, 동물들도 쓰며, 어디선가 대지가 이맛살을 찌푸려강물의 길을 막고 산이나 도시 하나를 흔적 없이 날려버릴 때면 땅도 글을 쓴다. 하지만 겉보기에 맹목적인 힘들의 작용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을 글로, 다시 말해 객관화된 정신으로바라보려 하고 또 그럴 줄 아는 것은 오로지 인간정신뿐이다. - P80

타고난 정원사, 타고난 의사, 타고난 교사 등 타고난 재능으로 직업을 갖게된 사람은희귀한 복을 받은 경우다. 타고난 작가는 더욱 드물다. 아무래도 자격미달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저 타고난 재능에 만족해서 그 재능을 작품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성실과 용기, 인내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늘 매혹적이고 천부적인 소질은 어떤 열심과성실한 노력과 훌륭한 정신으로도 따라잡을 수가 없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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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 나는 온통낙서투성이인 걸상에 앉았고, 낮모를 선생님 한 분이 나더러 작문을 하라며 제목을 불러주셨다. 제목인즉슨 이렇다.
‘글쓰기와 글‘ - P72

‘쓰다‘ Schreiben라는 말에서 내가 일단 떠올리게 되는 것은철자나 상형문자 따위를 끼적이거나 그리는 것에서부터 문학, 편지, 일기, 계산서, 인도게르만의 논리적인 언어와 동아시아의 조형적 언어 등등 어쨌거나 이런저런 인간의 정신적 행위들인데, 이에 관해서는 일찍이 청년 요제프크네히트가시를 한 편 써둔 바 있다. - P73

원문 표현 그대로인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대략의 뜻은 "글로쓰인 모든 것들중내가제일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피로써쓰는 글이다"13)라는 말이었다. 관공서의 그 허깨비 같은 활자들을 대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저 고독한 고뇌자의 멋진 문구에 다시금 강한 공감을 느끼곤 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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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재발견

환희란 내륙의 영혼이
바다로 가는 것,
집들을 지나, 곳을 지나
심원의 영원으로 향하는 것

산속에서 자란 우리가
육지를 떠나 처음 바다로 들어가는
신성한 도취감을
뱃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에밀리 디킨슨, <환희란 내륙의영혼이 바다로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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