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인간만 쓰는 게 아니다. 손 없이도 펜이나 붓, 종이나 양피지 없이도 글은 써진다. 바람과 바다,강과 시내가 글을 쓰고, 동물들도 쓰며, 어디선가 대지가 이맛살을 찌푸려강물의 길을 막고 산이나 도시 하나를 흔적 없이 날려버릴 때면 땅도 글을 쓴다. 하지만 겉보기에 맹목적인 힘들의 작용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을 글로, 다시 말해 객관화된 정신으로바라보려 하고 또 그럴 줄 아는 것은 오로지 인간정신뿐이다. - P80
타고난 정원사, 타고난 의사, 타고난 교사 등 타고난 재능으로 직업을 갖게된 사람은희귀한 복을 받은 경우다. 타고난 작가는 더욱 드물다. 아무래도 자격미달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저 타고난 재능에 만족해서 그 재능을 작품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성실과 용기, 인내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늘 매혹적이고 천부적인 소질은 어떤 열심과성실한 노력과 훌륭한 정신으로도 따라잡을 수가 없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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