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한신 고사성어

중국사 최고의 명장 한신은 많은 고사성어를 만들어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한신증권이라는 증권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폐업한지 오래다

1. 과하지욕(胯下之辱):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는 치욕을 참아 목숨을 부지하고, 초나라 왕이 된 후 그 자를 불러 돈을 내리고 용서함.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뜻하는 고사성어로, 큰 뜻을 지닌 사람은 쓸데없는 일로 남들과 옥신각신 다투지 않음을 빗대는 말이다.

2. 일반천금(一飯千金): 한신을 불쌍하게 여겨 밥을 주고 ˝당신에게 돌려받을 것은 기대도 안 한다.˝라고 말했던 동네 아낙네에게 왕이 된 후 크게 보답함

3. 국사무쌍(國士無雙): 소하가 유방에게 한신을 천거할 때에 쓴 표현으로 나라에 둘도없는 뛰어난 인재를 나타냄. 사기 회음후열전에서 나오는 이야기다.파촉으로 쫓겨나며 여러 인재들이 떠나가는 와중에 유방이 소하도 사라진 것을 알고 슬퍼하는 사이 소하가 다시 돌아오자 그 연유를 물어보는데 한신이 떠나가는 것을 데리고 돌아오느라 사라졌다고 했다. 유방이 지금까지 소하가 어떤 장수들이 떠나더라도 붙잡은 적이 없다며 의심하자, 소하가 한신을 천거하면서“至如信者 國士無雙(나라안의 선비 중 그(한신)에 비견할 자가 없습니다.)”이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

4. 다다익선(多多益善): 유방과 대화에서 지금도 자주 쓰이는 고사성어를 만들었다.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는 의미의 고사성어. 하루는 유방이 한신에게 서로의 군사적 능력이 어떠한가를 물어보았는데, 한신이 유방의 능력은 ˝불과 10만 명을 거느릴 수 있을 뿐˝이지만, 자신은 병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고 대답한데서 비롯되었다. 사마천의 사기 회음후열전에 나온다.

5. 암도진창(暗度陳倉) : 전략으로 적을 속이는 명수잔도 암도진창(明修棧道 暗度陳倉)이란 말을 만들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은밀히 진창을 건넌다.˝라는 말이다. 여기서의 진창은 삼국지연의에서 학소가 제갈량의 대군을 격퇴한 그 진창이 맞다. 초한쟁패기 시절에 한신이 삼진을 점령하기 위해 파촉에서 나올 때에 생긴 말로, 원래 말은 명수잔도(明修棧道) 암도진창(暗度陳倉) 이다. 겉으로는 잔도를 고치면서 은밀하게 진창을 건넌다는 말.

6. 배수진(背水陣): 병법 최악의 수이자 금기인 배수진(背水陣)을 성공시켜 배수진을 전략적 전술 또는 결사적 각오라는 의미로 재탄생시켰다. 사마천 사기 회음후열전에 나오는 한신의 정형전투에서 유래되었다. 유방이 이끄는 전한 본군과 분리돼 북방의 제후국들을 평정하던 한신은 조나라에서 조의 재상 진여의 20만 병사와 대결하게 되는데, 이 전투에서 한신은 훈련도가 낮은 자국의 군사들을 분발시키기 위해, 일부러 강을 등지고 진을 쳤으며, 물러설 곳이 없는 공포를 느끼고 사력을 다해 저항하기 시작한 한군은 한신을 얕보고 공격했던 조군에게 승리했다. 이처럼 ‘배수진‘하면 왠지 일부러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서 사기를 높여 적을 무찌르는 비장의 전술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물을 등지는 형태의 군진이 아니나 신라의 임전무퇴 작전도 이와 같은 목적이었다.

7. 사면초가(四面楚歌): 항우와 마지막 결전인 해하전투에서 항우를 사지로 몰아넣어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이 나오게 하였다. 사기 항우본기에서 유래한다. 항우가 해하에서 한군에 포위되었는데, 초군이 죽기살기로 덤벼들어 쉽게 기세가 꺾이지 않자, 어느날 한군이 초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울려퍼지게 했다. 이러자 고향과 가족 생각에 기세가 꺾인 초군에서 탈영병의 규모는 삽시간에 늘어났다. 심지어 항우의 숙부인 항백, 초군에서 최고의 장군인 종리말, 계포 등도 탈영했을 지경이었는데, 결국 초나라군에는 환초, 주란, 항장[1]과 800여명의 군사만이 남았다고 한다. 한군은 탈영한 초나라 군사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고, 노랫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이에 항우는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점령했다는 말인가, 어째서 초나라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가!˝라며 크게 놀라고 슬퍼했다. 이때 항우는 비통한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불렀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해하가‘다. 역발산기개세라는 첫구절로도 유명하다.

9.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 성취된 뒤에 그 일의 성취에 있는 힘을 다하여 애를 쓴 사람을 의리 없이 내치는 경우를 가리키는 고사성어이다.
사기 월왕구천세가에서 ‘교토사주구팽(狡兔死走狗烹: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긴다.)‘이라고 나온다. 이 말이 ‘토사구팽‘으로 축약된 것. 범려, 문종 등의 헌신으로 월왕 구천이 마침내 중원의 맹주가 되자, 범려가 갑자기 월나라를 떠나면서 문종에게 ‘토사구팽‘ 당하기 전에 당신도 월나라를 벗어나라고 충고한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같은 표현이 사기 회음후열전에서도 나오는데, 이때는 유방에게 지위를 강등당한 한신이 유방을 원망하면서 이 말을 한다.

한신 외
9. 소규조수(蕭規曹隨): 소하는 본래 조참과 사이가 나쁘지 않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해서 그와 몹시 사이가 나빠지게 되었다. 소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조참은 ˝내가 상국이 되겠지.˝ 하고 사정도 알아보지 않고 짐을 꾸렸는데, 진짜로 황제의 사자가 곧 조참을 부르러 왔다. 상국으로 임명되고 난 조참은 일이라고는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놀기만 했는데 그 이유가 폐하도 선제보다 못하고, 내 능력도 소하에 미치지 못하는데, 소하가 한 그대로만 하면 무슨 문제가 있겠나?라는 것이었다. 그전까지는 의문을 품던 혜제도 그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이해했다. 여기서 유래된 것이 바로 소규조수(蕭規曹隨)의 고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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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괜찮아. 같은 인간이 동시에 두 공간을 차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아인슈타인의 법칙에 의하면 말이지. 하기야 나한테 몽유병이라도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경부의 말에 의하면 사쿠라이 데쓰오는 내로라하는 플레이보이라고 한다. 아내인 히로코가 몰래 배신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지 않을까. 곤도 형사가 어젯밤에도 말했다시피 세상은 실로 유혹, 불륜 드라마가 유행하는 시대인 것이다.

아, 그런데요, 부인. 명탐정이란 놈은 온갖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놈입니다. 얼마나 많이 바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명탐정인지 아닌지가 가려지는 겁니다.

"제게는 자존심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긴다이치 선생님, 오해는 말아주세요. 자존심과 자부심은 다른 것이니까요. 저는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에 아쿠쓰와 깨끗이 헤어진 거예요. 그 사람…… 오토리 지요코 씨와 저 사이에는 많은 부분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고 게다가 아쿠쓰의 마음이 저를 떠나 그 사람에게 갔다는 걸 확실히 알았을 때 제 자존심은 더 이상 아쿠쓰에게 매달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거죠. 하지만 원한은 길게 남았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쓰무라 씨는 도련님 같은 성격이라고 들어서 뭔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 그 비밀을 알아낸다 해도 그걸 빌미로 그 사람에게 복수한다거나 그 사람을 위협하려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어요. 그저 과거에 그 사람에게 진 여자로서 그 사람의 비밀을 알아내 남몰래 우월감을 느끼고 싶었던 거죠. 긴다이치 선생님, 이게 여자의 싸움이란 거예요."

"‘일곱 아이를 낳았더라도 여자에게 마음을 허락지 말라는 말은 너를 가리키는 거다. 조만간 보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라고 말하더니 거리낌 없이 큰소리로 웃으셨습니다. 굉장히 사납고 오싹한 소리였어요."

"오토리 씨, 접니다. 사쿠라이 데쓰오예요. 히로코가 걱정하기에 몰래 당신 뒤를 따라왔습니다. 당신 자리에선 안 보이나 본데 제가 있는 곳에선 확실히 보였어요. 그 할머니, 거품을 내기 전에 뭔가 이상한 걸 찻잔에 집어넣었다고요."

挙措進退, 행동거지와 일에 나아감과 물러섬.

牽强附會, 가당치도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다 대어 자기주장의 조건에 맞도록 함.

긴다이치 코스케의 이 설명이 사실이든 아니든, 아니 분명 사실이겠지만, 우연히도 이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다시로 신키치는 터무니없이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뜻이 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 번 과오를 범하면 두 번 다시 구원받을 수 없는 걸까.

말하자면 이것은 파멸형 청년의 마지막 자기현시욕의 발로였던 게 분명합니다.

"아니, 내가 말하는 건 그런 게 아냐. 나 언젠가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인간 세상은 가면무도회 같은 거래. 남자도 여자도 다들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외국의 훌륭한 분이 그랬다나? 나 그 말에 너무나 감동했어."

"너 후에노코지 미사 아니야?"
"그렇지 않아. 작년 그 남자…… 아, 후에노코지 야스히사 님에게 그런 무참한 짓을 당했을 때, 나 그 남자…… 아니 그분의 딸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그분 똑똑히 말했는걸. 넌 불륜남의 아이라고."

"죽일 생각은 아니었어. 그저 그 수영장 옆에 데려가서 ‘아빠, 몸이 더러워졌으니까 여기서 목욕하세요’ 하고 말했지. 그랬더니 그 사람 ‘그런가, 그런가’ 하며 양복을 벗고 스스로 수영장 안에 들어갔어. 그러고는 그게 마지막이 되었지. 우후후."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라 할 만한 것은 물론 의외의 범인이겠으나, 실제로 범인의 정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갈등 구조다. 한 여성을 중심으로 정신 사나우리만큼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에서 파생되어 점진적으로 부풀어 오르다 한순간에 폭발해버린 갈등 자체가 이 작품의 모든 것이다. 이는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나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들의 집》 등에서도 볼 수 있는 모티브인데, 특히 긴다이치 시리즈의 후기 작품에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혈연의 문제, 유전의 문제 등이 다른 것에 앞서는 모티브가 되고 그런 면에서 이들의 복잡한 관계도는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매우 유사하다. 인간이기 전에 생존과 종족 보존이라는 본능에 충실한 동물에 가까운 것이다.

이들은 모두 인생의 실패자들이고 그림자 속에 머무르는 존재이나, 이 작품에서는 각자 무겁기 짝이 없는 고통과 강인한 의지를 짊어진 채 매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세심히 읽어보면 이들이야말로 이 냉정하고 잔혹한 생태계에서 그래도 뜨거운 감정을 간직한 인간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합리주의 정신과 전통적인 풍모를 모두 지닌 긴다이치는 이들과 쉽게 동화되고 벽을 무너뜨린다. ‘죽을 만큼 죽은 다음에야 사건을 해결한다’는 오명이 따라다니지만, 긴다이치 코스케는 근본적으로 타인에게 깊이 공감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인명을 우선시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본편에서는 다소 냉정할 정도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공격성도 보이는데, 이는 오랜 경험에서 얻은 노련함으로 생각된다. 24세에 처음 등장한 이래 세월이 지나 중년이 된 긴다이치 코스케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갖추고 진정한 ‘어른’으로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탐정이 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가면무도회》는 요코미조 세이시라는 노대가(老大家)가 사회파라는 거대한 조류를 맞으며 어떻게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지켜가며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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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내 의견은 어리석은 자의 억측. 하지만 말 안 하면 찌무룩해진다는 말*도 있어. 일단 해보자고."
 
*일본의 3대 수필 중 하나인 쓰레즈레구사(徒然草)에 나오는 말.

다키가 사람들에게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따뜻한 커피의 쓴맛이 기분 좋게 신경을 자극하자 다들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올해부터 컬러텔레비전도 나올 거고. 그러니 이제 일본영화도 점점 텔레비전에게 잠식되겠지.

"잘 아시네요. 그런 걸 저희 세계에서는 밥줄이 끊긴다고 하죠."

"아까 제가 한 어리석은 자의 억측 말인데요. 그건 어디까지나 어리석은 자의 억측으로 결국 그건 그…… 결론에서 끄집어낸 가설에 불과합니다."

"전 아직 이 사건에 고개를 들이민 정도가 아닙니까. 제가 아무리 명탐정이라 해도 그렇게 빨리 문제를 풀 수는 없어요.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긴다이치 코스케는 묘한 데서 묘한 경구를 읊었다.

‘자동차의 방향지시등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고의로 그럴 수 있을까’라는. 저는 바로 ‘하하, 아쿠쓰 겐조 씨의 사건이구나’ 생각해서 다소 이번 사건에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도움 받고 도움 주고, 똑똑똑 드르륵 반상회* 같은 사이죠."
 
* 여기서 반상회로 번역한 도나리구미(隣組)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국민통제를 위해 만들어진 지역 조직을 가리킨다. 몇 가구를 1단위로 하여 식량 기타 생활필수품의 배급 등을 행하였다. 똑똑똑 두드리면 드르륵 바로 문을 열 정도로 친밀하다는 뜻으로 ‘똑똑똑 드르륵 반상회(도나리구미), 격자문을 열면 친숙한 얼굴. 돌려주오 회람판, 알림 받고 알려주고’라는 가사로 유명한 노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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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 같아서 운 게 아니란 말이야. 당신은 남편에게 버림받았지만 난 그렇지 않으니까. 하지만 다행이지, 내 의견을 듣고 생각을 고쳐먹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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