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딸애도 말했겠지만, 지금은 그 신사도 글렀을 거야. 신이란 존재는 잊히면 나쁜 짓을 한다고 하니. 나도 매일 불단에서 조상님한테 절을 하고 있구먼.

남성: 하지만 마사루는… 신은 아니지 않습니까?

노인: 잘 생각해 보게. 자네도 주변에서 치켜세워주면 잘나지 않아도 그런 생각이 들 거 아닌가. 그거랑 똑같지. 다들 숭상하고, 두려워하고, 그러다 보면 신이 돼버리는 거야. 그러다 점점 잊히고. 신이건 부처님이건 귀신이건 잊히면 희미해지는 법이지. 그래서 잊힐 것 같으면 나쁜 짓을 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거야. 내 생각은 그래.

남성: 그렇습니까.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금 하신 이야기는 전부 진짭니까?

노인: 무슨 뜻인가?

남성: 실은 저도 그 신사에 가봤습니다. 돌이 사라진 작은 사당도 제 눈으로 보았죠. 그 사당, 신사와 비슷할 정도로 상당히 오래된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나무를 짜서 만들었더군요. 제가 본 바로는 보이는 부분에 못도 쓰지 않았습니다. 신사 건물과 마찬가지죠. 도편수나 그쯤 되는 기술이 있는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급하게 만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노인: 갑자기 뭔 소리람. 그런 걸 나한테 물어본들 나야 모르지. 부친에게 들은 이야기를 했을 뿐이니까. 이제 됐나? 슬슬 밥 먹을 시간이구먼.

남성: 실례 많았습니다.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미 죽은 오자와 군을 찾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퍼뜨리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실종되었다고 하면 마음씨 착한 여러분은 열심히 읽어주시겠죠. 그렇지 않더라도 ●●●●●라고 지명을 숨기면 거기가 어딘지 추측하기 위해 계속 읽고 싶어지겠죠. SNS로 퍼뜨리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글쟁이로서, 독자를 조종하는 효과적인 정보 발신법을.

이야기 첫머리에 제가 썼던 ‘여러분이 협조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란 바로 여러분이 이 이야기를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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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중반에 건설된 ●●●●●에 있는 그 댐은 중력식 콘크리트댐으로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특징인, 일본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댐이었다고 한다. 다른 댐과 비교해서 딱히 볼거리가 있는 댐은 아니었고, 오히려 자살 명소로 지명도가 더 높았다. - P-1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에 가보려고요."
오자와 군은 말했습니다.
저는 물론 말렸습니다.
그래도 그는 가버렸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오자와 군을 찾고 있습니다.
정보가 있으신 분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에 가보려고요."
오자와 군은 말했습니다.
저는 물론 말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두 달 후, 그는 죽었습니다.
●●●●●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A씨가 이제 좀 질렸다 싶던 때, 갑자기 화면 속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당신도 빠져나오십시오."

그 기세 그대로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에 가보려고요."

물론 저는 말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버렸습니다.
두 달 후, 그는 죽었습니다.
●●●●●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나? 나는 말이지, 호러 작가니까 뜻밖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유령은 믿지 않아요.
오랜 세월 호러 작가로서 쌓아온 경험에서 내린 내 지론이지만, 유령이란 건 사람의 공포심이 만드는 거야.

공포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 그 자체가 공포를 키우니까. 그 막연한 공포감을 공유하기 위해 춤추는 인체 모형이라는 엉터리 공통 인식을 만들어 내는 거야.

공포의 대상은 전국 공통이지만,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여 이름을 바꾸어가며 전승되기도 해요.

메리26는 집 전화가 없어진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때로는 문자 메시지로 연락하지. 이젠 뭐, 메리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괴담 자체가 없어졌는지도 모르지만, ‘상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시대를 뛰어넘어 계속 남을 거야.

26일본의 도시 괴담에 등장하는 인형의 이름. 소녀가 이사하면서 버리고 간 ‘메리’란 이름의 외국산 인형이 끊임없이 소녀에게 전화를 걸어온다는 류의 이야기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에 가보려고요."
저는 물론 말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버렸습니다.
두 달 후, 그는 죽었습니다.
●●●●●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편집부는 그녀가 먹은 식사에 어떤 약물이 섞여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아 그 후 교단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교단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도 폐쇄돼 있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일본에는 여전히 위험한 사교 집단이 많이 숨어 있다.

어느 집단이든 웃는 낯으로 서민들에게 접근하면서 사실은 세뇌와 금전 착취 같은 범법을 저지르고 있다.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본지는 계속해서 악랄한 사교 집단이 숨기고 있는 어둠을 파헤치고자 한다.

그렇다니까. 희고 큰 원숭이. 우리가 어릴 적엔 "늦게까지 나돌아 다니면 마시라사마가 신부로 데려간다" 하고 어른들이 을러댔지. 미신 믿는 아재들은 감 따는 철이 되면 감을 공물로 바치러 갔고.

남성: 그 마시라사마를 실제로 본 적은 있습니까?
여성: 뭔 소리람. 그럼 댁은 부처님을 본적 있나? 그런 건 미신이야.

아뇨, 두 달 후에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게 정확합니다.
오자와 군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편집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가 더는 살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던 저는 ●●●●● 댐에서 그가 자살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익사체로 발견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면식이 없는 여성과 함께.
두 사람의 시신은 웃고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감나무 문답
남자가 "당신 집에 감나무 있소?"라고 물어. 그러면 여자가 "있어요. 마침 감이 맺혔네요"라고 대답해. 그러면 또 남자가 "그 감을 받아도 되오?" 하고 묻지. 여자는 "예, 따주셔요"라고 대꾸하는 거야. 물론 실제로는 감 같은 거 없어도 돼.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마음이 있는지 확인하는 풍습이야.

저는 이미 죽은 오자와 군을 찾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퍼뜨리기로 했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정말로 이것으로 끝입니다.
저는 더는 쓸 말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써버렸습니다.
●●●●●가 어디든, 이제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너무나 강한 연을 맺고 말았습니다.
이제, 끝입니다.

지금 제게는 여자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습니다.
여자에게 용서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남자아이가 보입니다. 저기, 방구석에 서서 저를 보고 있습니다.
요컨대 그런 거겠죠.
여러분,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찾아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사적으로 옛 수도권을 아우르는 지역의 관습적인 명칭인 긴키 지방은 현대에서는 일반적으로 오사카부, 교토부, 효고현, 나라현, 와카야마현의 2부 5현을 가리키며, ‘서일본’을 가리키는 ‘간사이 지방’과도 대체로 겹친다. 다시 말해서 일본 여행에 익숙한 독자라면 낯설지 않은 곳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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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빛내면서 장래의 포부를 이야기하는 E씨의 모습을 보고 오자와 군은 속이 순박한 친구가 도회지 인간에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을 금세 간파했습니다. - P-1

거액의 회원비를 뜯길 우려가 있다는 점, 다단계 사기 집단에 연루돼 파산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지만, E씨는 도무지 듣지를 않았습니다. - P-1

오자와 군에게는 E씨를 말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오자와 군은 E씨가 그 동아리에서 착실히 활동하기를 빌면서 E씨와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 P-1

오자와 군이 거리를 둘 필요도 없이, 이후 반년쯤 대학에서 E씨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수업도 거의 출석하지 않았나 봅니다. - P-1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무서운 이야기란 거요. 그게 진짜라면 체험한 사람한테는 정말로 불행한 일 아니겠어요? 그런데 뭘 만드는 쪽에 있는 사람은 어딘가 점점 마비되는 부분이 있나 싶고….

저도 당사자가 된 이후에는 호러 관련 콘텐츠와는 부쩍 멀어져 버렸네요.

"살아 있는 걸 기르세요. 하지만 그게 좋은 방법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후 어떻게 할지는 댁이 정하세요."

그리고 점원은 함께 키우라며 새우도 권했습니다. 아세요? 새뱅이라는 민물 새우는 송사리와 함께 키우면 송사리가 먹고 남긴 걸 먹어서 수질을 정화해 주니 공생 상대로 좋다고 합니다.

딱히 제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멀리서 저를 물끄러미 보기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못 본 척하기로 했습니다.
졸업 연구를 하며 들은, 영감이 있는 사람이 말했던 ‘눈치채지 못한 척하는 게 제일 낫다’라는 말을 실천한 거죠.

지금은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골든리트리버 강아지예요.
남자애요? 예, 지금도 보입니다. 거기 창에서 보이는 큰길 맞은편에요. 이쪽을 보고 있네요. 안 보이세요? 그렇군요. 하하.

일본에서 미확인 생물이 UMA냐 요괴냐 하는 논쟁은 히로스에 료코가 배우냐 아이돌이냐 하는 논쟁만큼이나 무의미하다.

갓파가 자신을 UMA로 부르건 요괴로 부르건 신경 쓸 리 없지 않은가? 우리 같은 매스컴이 어떻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의가 내려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매스컴이란 어지간히 죄가 깊은 장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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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고 자라길 도쿄 토박이여서 지방을 동경하는 마음이 강했어요. 프리랜서가 된 것도 사는 곳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어서라는 게 컸죠." - P-1

I-turn.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 특히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시골로 이주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 P-1

「찾아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순간 당황해 종이를 구겨서 주머니에 쑤셔 넣은 A씨는 그날 간신히 업무를 마쳤다. - P-1

"그런 건 눈치 못 챈 척하는 게 제일이에요. 이쪽이 눈치챈 걸 상대가 알아차리면 성가신 일이 벌어지니까요. 함부로 재미 삼아 찔러대지 않는 게 좋아요." - P-1

그렇다고는 해도 4월부터 다닐 회사에 맞춰 이사할 예정인 새집까지 그 여자가 따라올지 모른다고 생각하자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나 봅니다. A씨는 지인인 오컬트 작가에게 매달려 울었습니다. 그 지인이 A씨를 제게 소개해 준 F씨고요. F씨에게 상담을 요청받고 저는 액막이를 할 수 있는 절을 소개하는 대가로 A씨를 인터뷰할 수 있었지요. - P-1

"변함없이 분위기가 어둡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혼자서 무사히 생활하고 계시니 안심했죠. 친구도 몇 분 생긴 것 같았고요."
다만 어머니의 상태가 약간 이상했다. - P-1

이미 두 사람이 뛰어내렸다고 했다.
A씨는 그 대답을 듣고 확신했다.
어머니는 누군가 뛰어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 P-1

"이 기사 말인데요, 편집 관계상 페이지가 4P에서 2P로 변경되었습니다. 자질구레한 묘사는 생략하고 투신자살에 초점을 맞춘 괴담으로 다시 써주세요!" - P-1

어째선지 A씨는 그 웃는 얼굴 깊숙한 곳에서 아무도 없는 아파트를 보았을 때와 같은 ‘어둠’을 느꼈다. A씨가 그 점을 지적해도 어머니는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 P-1

"왜 바깥만 보고 있어? 희귀한 새라도 날아와?"
어머니는 변함없이 바깥에 시선을 두면서 대답했다.
"기다리는 거야." - P-1

창 너머 아래에는 사지가 이상한 방향으로 뒤틀린 사람이 피 웅덩이 안에서 잘게 경련하고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늘 생글생글 웃는 온화한 여성이었다. - P-1

그 순간을 A씨는 잊을 수 없다.
창 너머 아래의 참상을 바라보면서 어머니는 생글생글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 P-1

A씨는 그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확신했다.
어머니는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창가에 앉아서 누군가가 뛰어내리기를. - P-1

현재 나가노에서 A씨와 함께 사는 어머니는 치매에 걸린 듯 종일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 P-1

그러고 나서 얼마 후 R씨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자살이었다고 해요.
휴일에 느닷없이 "●●●●●에 다녀올게요"라며 혼자 나갔다나 봐요. 그러고는 댐에서 뛰어내렸다는데….
- P-1

네 사람의 증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스티커에는 어떤 주술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확산 방법도 인간이 아닌 무언가의 힘이 쓰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겠다. 만약 독자 여러분이 거리에서 발견하더라도 쉽사리 다가가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드린다. - P-1

"어쩐지 어수선해졌네요…."
모니터에 비치는 오자와 군의 얼굴은 중얼거림과는 반대로 기뻐 보였습니다. - P-1

"다소 복잡하게 얽혀야 독자를 즐겁게 해줄 수 있죠. 저도 수수께끼 풀이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어쩐지 어수선해졌다던 그가 웃으며 덧붙였습니다. - P-1

"화자의 모친은 이 창으로 매일 산을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그 사건만 잘라내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사람이 자살하는 순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죠. 다만 우리는 그 산이 예사 산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모친이 기다리고 있던 것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생겨나는 거죠."
- P-1

솔직히 저는 이 건을 더는 파고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엮일수록 제게도 위험이 닥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러나 그에게 일감을 받은 이상은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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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뵙겠습니다. 세스지라고 합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한 괴담을 수집하면서 무시무시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함께 괴담을 수집하던 동료가 긴키 지방 ㅇㅇㅇ  (실제 지명이므로 가림)에서 실종됐습니다.
저는 그를 찾고 있습니다.
정보가 있으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 P-1

최근 몇 년 사이에 아파트 투신 자살을 목격하신 분,
정체 모를 스티커를 받으신 분,
SNS를 통해 사교 집단에 초대되신 분,
빨간 옷 입은 여자를 소개받으신 분,
ㅇㅇㅇ에 대해 혹은 잘 알고 계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 P-1

처음 뵙겠습니다. 세스지라고 합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형식의 글은 오컬트 잡지의 특집 기사를 위해 작가인 저와 편집자인 오자와 군이 함께 수집한 것입니다. 저희는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한 괴담을 수집하면서 무시무시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달 전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로 취재를 간 오자와 군과 연락이 끊겼습니다. 저는 그를 찾고 있습니다.
모쪼록 여러분, 이 책을 읽으시고 정보가 있으신 분은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 P-1

‘이 호러가 대단하다‘ 1위 등극!
일본의 호러 붐을 이끌고 있는 세스지 작가의 모큐멘터리 데뷔작 - P-1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무서운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게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오모리 노조미(번역가)
픽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악몽이 현실을 잠식해 가는 듯한착각에 빠지고 만다. 그만큼 생생하다.
도사 아리아케(작가)
두 번은 볼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
_독자리뷰 - P-1

도쿄에 거주하는 24세 회사원 A씨는 대학 졸업 후 한 시스템 회사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회사 업무에도 슬슬 익숙해져 자극 없는 하루하루가 답답하던 차였다. - P-1

"그런 부류의 사이트는 거의 다 법의 회색지대에서 굴리는 거라 언제 닫혀도 안 이상하거든요? 그래선지 사이트 자체를 공들여 만드는 편은 아니에요. 말하자면 다른 사이트 구조를 많이들 훔쳐 쓰죠. 일일이 안 만들어도 되니 훨씬 간편하고요. 그 사이트의 댓글 창도 운영자가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마침 베껴온 곳에 그런 게 있었겠구나, 싶었죠. 무단으로 올린 야동을 보고 댓글로 교류하려 드는 이상한 사람도 없을 테고요." - P-1

"댓글이 달린 동영상은 즐겨 보는 회사에서 한창 밀고 있는 신인 여자애의 데뷔작이었어요. 찾아냈을 땐 땡잡았다고 생각했죠. 다 보고 무심코 스크롤을 내렸는데 댓글 창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귀엽네요. 우리 집에 오지 않겠습니까?」 - P-1

「우리 집에 오지 않겠습니까? 감도 있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중에서
"Would you like to come to my house? He has a sense."
Among places in the Kinki region, - P-1

「산에 오지 않겠습니까? 감도 있습니다.」
「늘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출연 배우의 이름)이에요. 댁이 어디신가요?」
「●●●●●-●●-●●●(실제 주소이므로 가림)」
"번지까지 전부 적혀 있었어요. 깜짝 놀랐죠. 진심이라는 거잖아요. 진짜 위험한 사람한테 답글을 써버렸구나, 싶었습니다." - P-1

몇 년 만에 긴키 지방에 눈이 내린 그날, 소녀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 P-1

집안사람이 저지른 범행으로 추리하는 취재 경쟁을 견디다 못해 K양의 친족이 사건 발생 두 달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사건을 더욱 인상 깊게 만들었다. - P-1

"안타깝지만 K양은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시 대상이 죽었다면 사진 속 인물이 희미하게 보여야 하는데, K양은 희미하게 흐려지지도 않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놀랍네요. K양은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 P-1

처음 뵙겠습니다. 세스지라고 합니다. 이 작품—이라고 불러도 될지 의문입니다만, 아무튼 여기에 모은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P-1

저는 도쿄에서 글을 써 먹고사는 사람입니다. 세스지는 이 작품을 위해 편의상 붙인 필명이고, 본업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P-1

제 친구가 소식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 정보를 구하고 있습니다.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만, 이 작품에 수록된 문장을 쓴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실종된 제 친구 오자와 군도 아닙니다. - P-1

후술하겠지만 모종의 이유로 독자 여러분에게는 장소를 말씀드리고 싶지 않으므로 문장 중 ‘어느 장소’의 범위에 해당하는 지명을 나타내는 고유명사는 모두 ●●●●●라는 형태로 가렸습니다.

"어—이—."
도움을 요청하는 느낌이 아니라 누군가를 부르는 것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리가 들렸어요. 아마 남자 목소리였을 거예요.

그런데 좀 나대는 성미의 다른 반 남자애가 까분답시고 "어—이, 어—이!" 대꾸하는 거예요. 그랬더니 또 그쪽에서 똑같이 "어—이", 대답하고요. 거기다 대고 그 남자애는 계속 어—이, 어—이, 외치면서 친구들이랑 낄낄 웃더라니까요.

그게 몇 번 이어지는 동안 누가 그러는 거예요. "어쩐지 가까이 온 것 같지 않아?"

"이리 오렴— 여기로 와— 감이 있단다— 이리 오렴— 여기로 와— 감이 있단다— 이리 오렴— 여기로 와— 감이 있단다— 이리 오렴— 여기로 와— 감이 있단다—."

이건 아마 우리 학교 애들밖에 모를 텐데, 그 일이 있고 나서 그 반장 여자애가 조금 이상해졌어요.
수업 중에 갑자기 일어나서 산에 가고 싶다고 막 소리를 질렀다나요. 그러다 학교도 점점 안 나오게 되었고. 몇 달 지나 죽고 말았어요.

자살했다나 봐요. 빈소에 갔다 온 걔네 반 애 말로는 관이 완전히 닫혀 있어서 얼굴도 못 봤다고 해요.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슬퍼하더라고요.

현재 일본에는 크고 작은 곳 모두 합쳐서 500개가 넘는 심령 스폿이 있다는데, 잡지 같은 매체에서 다룰 만큼 지명도가 높은 곳은 사실 한정돼 있습니다.

그 아파트에 사는 아이는 이상해진다고 한다.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이사하고 몇 개월이 지나고서였다.
딸이 조금 이상해졌다.

나비를 붙잡아서는 날개를 쥐어뜯고 모래에 묻는다, 위층에서 화분을 떨어뜨린다, 갓난애가 탄 유아차가 지나가면 걷어찬다…. 이사 오기 전에는 하지 않았던 악질적인 장난이 늘었다고 했다.

그 놀이는 ‘맛시로상5’이라고 한다.
‘맛시로’는 일본어로 ‘새하얗다’라는 뜻이고, ‘상’은 인명, 직명 등의 뒤에 붙어 가벼운 경의를 나타내는 말이다

무심코 마주 오는 차를 보았는데, 운전하던 남자가 저희 쪽을 보고 무슨 말인가 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리는 당연히 들리지가 않아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운전하던 남자 친구가 아니라 저를 보는 듯해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 남자였습니다.
얼마나 무섭던지요. 곧장 친구가 보러 갔지만,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친구가 "닮은 사람 보고 착각했겠지"라고 해서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서둘러 지나가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 닫혀 있던 문이 천천히 열리고 남자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저를 쳐다보던 남자의 얼굴이 히죽 웃음을 띠었습니다.

"또 오세요."

무서운 것은 꿈속에서 제가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기분이 그저 편안합니다.

저는 저주를 받아버린 걸까요.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살려주세요.

"유령이나 귀신에게 인간이 정한 현의 경계나 구획 같은 건 상관없다는 걸까요…. 다만 지금 해주신 설명을 듣고 저는 새롭게 마음먹었습니다. 이번 별책의 특집은 이 일대 심령 현상의 발단이 산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과월호와 취재 자료에서 모아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주지 못했던 깨달음을 독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야 새내기 편집자로서 기쁜 일이죠."

그가 제시한 원고료는 도저히 그 수고에 걸맞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었지만, 그의 열의와 호러 애호가로서 제 흥미를 이기지 못해 정식으로 일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적은 그림으로만 구성되는 것은 거의 없고, 신앙 대상이 되는 신의 이름이나 신사의 이름, 또는 경전이 문자로 적혀 있습니다.

「찾아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널리 퍼뜨려주시면 멋진 친구가 생깁니다. 귀여운 아입니다.」

기분 나쁘죠. 모두 장난으로 서로에게 보내곤 했지만, 반에 영감이 있다는 애 하나가 이건 진짜 위험하다고, 바로 삭제하는 게 낫다고 해서 메일 수신함에서 지워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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