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마음으로 먹은 것은 그 이상의 양식이 된다.

허락을 얻고 입에 댄 것은 절반의 양분이 된다.

멋대로 훔쳐 먹은 것은 배를 뒤틀리게 한다.

한복판을 걷는 자는 앞으로 향한다.

가장자리를 나아가는 자는 이곳에 머무른다.

벽을 기는 자는 어둠에 떨어진다.

코우시 님을 믿는 자는 어떤 때에도 구원받는다.

코우시 님을 무시하는 자는 절대로 결실을 얻지 못한다.

코우시 님을 의심하는 자는 영원히 어둠 속을 헤맨다.

신앙심이 높아지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신앙심이 흔들리면 그 자에게 벌이 내린다.

신앙심을 갖지 않으면 모두에게 재앙이 찾아온다.

저쪽 편을 모르는 자는 코우시 님이 이끌어주신다.

저쪽 편을 두려워하는 자는 교주의 가르침에 구원받는다.

저쪽 편을 기피하는 자는 어둠 속의 그것이 데리러 온다.

현관에서 영접 받는 자에게는 코우시 님의 복이 찾아온다.

창문을 넘은 자에게는 교주님의 벌이 내려진다.

뒷문으로 침입한 자에게는 밤에 그것이 찾아온다.

저쪽 편을 기피하는 자는 어둠 속의 그것이 데리러 온다.

진정한 신자는 하루의 땀을 씻을 수 있다.

의심하는 신자는 응보의 피투성이가 된다.

그 밖의 우둔한 자는 오물로 씻기게 된다.

다량의 식은땀이 흐른 뒤에 이윽고 복통의 아픔이 정점에 달하고…….

멋대로 훔쳐 먹은 것은 배가 뒤틀리게 한다.

뇌리에 벽보에 적힌 말씀이 비치자마자 엉덩이에 강렬한 위화감과 온기를 느끼고, "아앗."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나는 오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 밖의 우둔한 자는 오물로 씻기게 된다.

건전하게 잠들 수 있는 자는 안식 속에서 쉴 수 있다.

불면으로 괴로워하는 자는 신앙심이 부족함을 안다.

악몽을 꾸는 자는 그것이 두 눈을 비집어 열러 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공의 사르가소 해’란 대체 어떤 현상입니까?"

나는 기억나는 사례들을 열거해보았다.

"1876년 미국에서는, 켄터키 주의 어느 마을에 하늘에서 고기조각의 비가 내렸어. 용기를 내서 먹어본 사람에 의하면 사슴고기나 양고기 맛이 났다고 하더군. 1892년, 앨라배마 주의 콜버그에 하늘에서 장어의 비가 내렸지. 96년, 루이지애나 주의 바톤 루주에 하늘에서 다수의 죽은 새들이 떨어졌어. 들오리나 딱따구리 등의 여러 새들이 섞여 있었는데, 카나리아 비슷하지만 카나리아는 아닌 기묘한 새도 있어서 꽤나 섬뜩했다는 모양이야.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사례로는 1973년, 아칸소 주의 어느 골프 코스에서는 하늘에서 작은 개구리의 비가 내렸지. 영국에서도 1954년, 버밍엄에서 무시무시한 숫자의 개구리가 떨어졌다더군. 그 밖에도 많은 것이, 하늘에서 물고기의 비가 내린다는 사례지."

"천공의 사르가소 해라는 표현은, 거기에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거기에서 믿기지 않는 것이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겁니까."

"응, 꽤 괜찮은 네이밍 센스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문 앞에서 친구가 사람을 부르자, 아름다운 처녀가 나타났다. 깜짝 놀라면서도 길을 잃었다고 말하니, 처녀는 친절하게도 저택에 들여보내주었다.

"재미있는 것을 보여드리지요."

그 두 사람은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일부러 들켰던 것은 아닐까. 타츠키치의 부끄러워하는 듯한 웃음에는 그런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각오한 순간 짝, 하고 뚜껑이 닫혔다. 그 직후, 곳간의 문이 완전히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

다만 밖에서 봤을 때에 그것이 자연스럽게 보일지 어떨지는 다른 얘기다. 게다가 뚜껑이 열렸을 때에 옷만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일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몹시 불안했지만 이 이상은 어쩔 방법이 없다.

곳간으로 도망쳐온 자신을, 곧바로 와레온나가 쫓아왔다면 고리짝에 숨을 짬 따윈 전혀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저것은 일부러 천천히 창고까지 걸어온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나에게 숨을 시간을 주었다고 한다면.

술래잡기 다음에는 숨바꼭질을 할 생각으로…….

들키지 않기를. 들키지 않기를. 들키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같은 문구를 왼다. 한 번이라도 많이 되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그렇게 되뇔 수밖에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시 단독주택은 좋다. 그것도 신축에다가 넓기까지 하다.

넓다고 하자면 마당도 넓다. 그런데다 집 앞이 숲인 것도 마음에 든다. 창문 밖으로 나무들이 보이다니, 이 얼마나 복에 넘치는 일인가.

다만 폐공장인 듯한 건물의 일부도 보인다. 이런 주택지에 어울리지 않아서 유감이지만, 언젠가는 헐리겠지. 그때까지만 참기로 하자.

카나가 요즘에 자주 재잘거린다.

아쉽게도 내 앞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 문득 깨닫고 보면 그 아이의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리고 있다. 요컨대 혼잣말을 하는 거다.

이번에는 집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깨닫지 못했다. 별것 아닌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작, 작……하는 이상한 소리가.

투둑 투둑…….

작, 작…….

역시 들린다. 잘못 들은 것도 기분 탓도 아니다.

게다가 집 안에 어쩐지 어두운 곳이 있다.

카나에게 물어보았다. "이상한 소리 못 들었니?"라고.

고개를 젓긴 했지만, 그 애는 뭔가 알고 있는 게 아닐까.

뭘?

내 정신이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 카나가 알 리가 없는데.

하지만…….

커튼이 흔들렸다

그 순간, 누군가가 엿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커튼과 커튼의 틈새가 아니라, 커튼 너머에서.

방을 나오려고 했을 때, 문득 누군가의 시선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곧바로 창문을 확인했지만 커튼은 제대로 쳐져 있었다. 조심조심 바깥을 엿보았지만 아무도 없다. 당연하다. 2층이니까.

다시 방을 나가려고 하는데, 역시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 창문이 아니다. 벽 쪽이었다. 물론 아무도 없다. 아니, 실내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벽 뒤도 아니다. 그 중간 정도.

벽지 너머…….

간신히 카나가 혼잣말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지만 보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자기 방의 벽을 향해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한 눈치였으니까.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오한을 느꼈다.

"어린애는 상상 속의 친구를 만든다고들 하잖아. 분명 카나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 친구하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뿐이야."

"있잖아, ‘야나리’라는 요괴가 있는데 말이지."

집안에서 창문이나 문, 미닫이문이나 장지문 같은 것을 덜걱덜걱 흔들어 소리를 내서 집에 사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요괴라고 한다.

"집이란 게 오래되었든 새로 지었든, 목재 같은 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날 수 밖에 없지. 그때그때 기온이나 습도에 의해 여러 가지 소리가 나는 거겠지. 땅의 영향도 있겠고. 그걸 옛날 사람들은 야나리라는 요괴 탓으로 돌린 거지."

남편은 이 집에서 내가 들은 소리도 야나리였다고 말하고 싶은 듯했다.

물론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야나리라는 요괴의 존재를 알게 되니, 어쩐지 속이 후련해졌다. 옛날 사람의 지혜를 하나 알게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 방에서 카나와 유토가 놀고 있었을 때.

두 사람 말고 또 한 명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살짝 방을 엿보았지만 두 명밖에 없었다.

매스컴의 보도에 변화가 보인 것은 사건 나흘 뒤였다.

‘행방불명된 유아. 원인은 어머니의 육아 포기인가.’

‘이웃집에 아들을 맡겨둔 채로 어머니는 파칭코에.’

‘어린이집 대용으로 이웃집을 악용.’

다만 이따금씩 벽을 바라보고 있다. 키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나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흘끗흘끗 벽을 보기만 할 뿐이다.

"뭘 보고 있니?"

신경 쓰여서 물어보자, 카나가 대답했다.

"저 너머에 가버린, 유토."

아이가 사라진, 현대의 카미카쿠시(神隠し, 갑자기 사람이 행방불명되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 옛 일본에서는 요괴의 소행으로 믿었다_역주).

무서운 일…….

이 마을에서 일어난 기괴한 사건…….

카미카쿠시일까.

옛날부터 우리 마을에는 아이가 행방불명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그렇게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싶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리는 일이 이따금씩 있었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러 권이 있는 모양이었는데, 아무래도 오싹한 사건들이 집중되어 기록된 한 권만이 고모님 곁으로 흘러들었던 것 같더군요."

‘흘러들었다’라니, 참으로 절묘한 표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