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독일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에 이유가 있다. 독일이라는 단일 국가는 1871년 출범한 독일제국이 첫 시작이다
둘째, 독일의 소도시는 동화 같은 풍경 정도가 아니라 동화 그 자체가 펼쳐진다. 흔히 소도시 여행의 수식어로 ‘동화 같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그림, 또는 테마파크에서 보았음직한 모습들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 독일 소도시 여행이 좋은 이유는 전통의 복원이다. 이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 하는데,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전국이 잿더미로 변했던 독일은 도시를 재건하면서 현대식 시가지를 건설하는 대신 전쟁 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고자 노력했다.
퓌센 Füssen 한 장의 사진으로 충분한 역대급 명소.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최고의 여행지이지만, 지독히 찾아가기 어려운 외딴 산골에 있다. 그래도 찾아간다. 완전한 고립을 꿈꿨던 왕의 비극적인 꿈을 만나러.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만든 이는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2세 Ludwig II다. 그는 백조를 무척 좋아해서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슈반가우 Schwangau(‘백조의 땅’이라는 뜻으로 이 지역에 백조가 많았다고 한다) 지역에 진한 향수를 가졌다. 그는 아예 슈반가우에 백조의 성을 짓기로 결심 한다. 어린 시절을 보낸 호엔슈반가우성Schloss Hohenschwangau에서 올려다보이는 산등성에 백조를 본뜬 순백의 성을 지은 후 노이슈반슈타인성이라 이름을 붙였다.
로텐부르크 Rothenburg ob der Tauber 동화 속 마을 같은 풍경과 동화 같은 이야기. 모든 게 동화의 한 장면 같은 로텐부르크에서는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기분 좋게 여행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잔혹동화 같은 역사가 스며 있다.
튀빙엔 Tübingen 독일 소도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민속촌처럼 보여주기 위해 가공한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으로서그 생생한 에너지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튀빙엔처럼 말이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Garmisch-Partenkirchen 알프스 하면 반사적으로 스위스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장엄한 산맥은 7개국에 걸쳐 있다. 독일도 그중 하나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가면 알프스를 볼 수 있다. 그것도 꽤 멋진 절경과 함께. - P43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곳은 백두산(2,750m).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은 한라산(1,950m)이다. 그러면 독일에서 가장 높은 곳은? 알프스 산맥 한 봉우리인 추크슈피체Zugspitze(2,962m)다. - P44
등반열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비용은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스위스에 비하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다. ‘가성비 알프스’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으니 과감히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추크슈피체는 산에 오르기 전부터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산 위에 오르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 끝없이 이어진다. - P44
이것이 독일의 양심과 상식 아닐까. 비단 추크슈피체뿐 아니다. 독일 어디를 가도 유명 관광지라는 이유로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받는 행위는본 기억이 없다. 그것이 법으로 정해진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꼭법으러 정하지 않더라도 독일인은 자발적으로 비양심과 비상식을 피할줄 아는 민족이기에 그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모습이 내가 독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베르히테스가덴Berchtesgaden 풍경 좋은 자신만의 별장에서 쉬고 싶은 건 모든 인간의 본능이다. 독일의 어떤 독재자에게도 그런 별장이 있었다. 독재자가 사라진 그 별장은 모든 이의 휴식을 위해 열려 있다. - P50
프라이부르크Freiburg im Breisgau ‘친환경 도시‘ 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도심에 그물망처럼 수로가 이어진 프라이부르크는 인간이 자연을 덜 훼손하면서도 충분히 쾌적한 삶의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가 ‘친환경의 수도‘로 주목한다. - P56
레겐스부르크Regensburg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레겐스부르크. 이 도시에는 ‘역사적인 소시지‘를 파는 900년의 역사를 가진 레스토랑이 있다. ‘역사적인 소시지‘를 한 입 베어 물고 도나우강을 따라 고대 로마의 거리를 거닐며 오랜 시간의 흔적과 마주해 보자. - P64
다하우Dachau 이곳을 맨정신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정신적으로 힘든 하루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가보아야 한다. 그들의 양심을 보기 위해. 양심이 만든 결과를 보기 위해.
뮌헨München 처음 독일을 만났을 때 뇌리에 각인된인상적인 콘텐츠를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 맥주, 축구, 그리고 자동차가 아닐까? 이 모든 콘텐츠로 가득찬 놀라운 도시 뮌헨! 뮌헨은 내 마음속 독일의 수도다. - P80
내 마음속 독일의 수도 보통 한 나라의 수도가 그 나라의 경향성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독일은 다르다. 우리가 독일을 상상할 때 흔히 떠올리는 전형적인 모습이 가장 멋들어지게 펼쳐지는 곳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 아니다.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주저 없이 뮌헨을 꼽는다. - P81
뮌헨은 바이에른 왕국의 수도였다. 바이에른은 신성로마제국에서 합스부르크 가문이 지배하던 오스트리아 지역을 제외하고 지금의 독일 영토 내로 국한했을 때 가장 강한 위세를 떨친 국가 중 하나였다. 바이에른공국의 중심 뮌헨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사이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상공업의 발달로 일찌감치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바이에른의 비텔스바흐Wittelsbach 왕가는 뮌헨을 강한 도시로 발전시키는 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P81
바이에른 공국 시절부터 왕실 양조장으로 만들어진 호프브로이 하우스Hofbräuhaus가 대표적인 곳. 독일에서 맥주를 마셔보지 않는 것도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심지어 뮌헨에서 맥주를 마셔보지 않는 것은 정말 안타깝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Made in Germany’ 중 세계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상품으로 꼽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자동차일 것이다. 독일 차는 단순한 ‘탈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로망’이다. 그중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최고 자리를 놓고 다투는 BMW(Bayerische Motoren Werke)의 생산기지가 뮌헨이다. BMW라는 이름이 바로 ‘바이에른 엔진 회사’라는 뜻이다.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낭만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소도시는 많다. 그런데 이곳은 도시 분위기가 낭만적인 건 물론이고, 낭만적인 사건도 여러 차례 반복되었던 그야말로 로맨스의 화신과도 같은 도시다. - P94
뤼데스하임Rüdesheim am Rhein 싱그러운 와인 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 앞으로 펼쳐지는 강을 따라 배를 타고 떠난다. 이곳은 유명한 전설을 쫓아 떠나는 여정의 출발점이다. - P100
라인강을 오가던 뱃사람들은 요정의 노래에 넋을 잃었다. 그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배는 물살이 센 급커브 구간에서 침몰하고 있었다. 로렐라이 언덕의 전설. 비록 전설은 허구일지 몰라도 언덕은 실물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라인강 중상류 계곡Oberes Mittelrheintal의 로렐라이 언덕 Lorcicyfesen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유람선을 탄다. 뤼데스하임은 바로 이 유람선의 출발지이다. - P102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되는 이야기 가운데 ‘유럽에서 유명하지만 막상 가보면 실망하는 세 곳‘이 있다고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인어공주 동상,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오줌 싸는 아이 동상,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로렐라이 언덕이란다. 직접 보니 그 말이 무슨의도인지 이해가 된다. 로렐라이 언덕은 누가 설명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치게 생겼다. 둔탁한 바위 절벽 꼭대기에 독일 국기가 펄럭이는 것이 전부이니 말이다. - P107
만하임Mannheim 애초부터 바둑판처럼 구역을 나눠 도시를 지었다. 그곳에 시민을 위한 쾌적한 공원이 있고, 활기 넘치는 학생들을 위한 궁전이 있다. 중세의 계획도시 만하임은 체크무늬 양복 입은 멋쟁이 신사 같다. - P108
카셀Kassel 산 하나를 통째로 정원으로 만든 어느 권력자의 비범한 발상. 덕분에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산상공원의 매력이 펼쳐진다. - P118
마르부르크Marburg 그날 비가 많이 내렸다. 여행하기에 좋지 않은 날이었지만, 이곳의 느릿느릿한 리듬과 경사진 구시가지는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한 인상을 주었다. - P126
트리어Trier 유럽의 뿌리는 고대 로마제국에 있다. 로마인의 주 무대였던 지중해 연안에 그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지만, 알프스 이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로마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는 트리어처럼. - P135
에센 Essen 오십여 년 전 외화벌이에 나선 광부들이 있었다. 독일의 탄광에서 청춘을 바친 그들의 땀이 있어 대한민국은 고단한 현대사를 건너 지금에 이르렀다. 파독 광부들이 일하던 탄광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디자인 박물관이 됐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전시물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그 시절의 젊은 광부들처럼 빛난다. - P142
쾰른Käin 독일의 도시를 여행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교회나 성당의 첨탑이다. 그중에서도 최고봉은 쾰른 대성당의 첨탑이다. 하늘과 좀 더 가까워지려는 간절한 열망과 함께 게르만 민족의 종교에 대한 순수성이 정탑에 담겼다. - P148
오늘날 유럽의 많은 교회들은 신도 수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종교의순수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교회에 입장하는데 돈을내라고 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성서 속 예수 그리스도는 ‘정전은 장사하는 곳이 아니‘라고 했거늘 오늘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교회들은 입장료를 받으며 장사를 하고 있다. - P150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 이름도 낯익은 유럽의 관문 프랑크푸르트 독일의 대표 도시지만 잘 보존된 그시가지만큼은 소도시 풍경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현대적인 마천루와 역사 속 건물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독일이 처음이라면 이 거리 산책부터 시작하자. - P156
아이제나흐Eisenach 산 위에 멋진 자태를 드러낸 고성이 있다. 천년 세월 동안 독일 건국의 주요한 사건이 이 성을 무대로 벌어졌다. 이 사건들은 독일 민족주의의 밑거름이 되고, 독일이라는 국가의 탄생을 이끌었다. - P168
바이마르Weimar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처음 본 도시 바이마르. 그때는 참 낯설게 느껴졌지만, 여행자로 만난 이 도시는 경이롭기만 하다. 인간의 평등을 보장한 헌법이 탄생한 곳이자 독일 고전주의를 꽃피운 인문학의 도시다. 바이마르로 가는 길은 괴테를 만나러 가는 시간이다. - P176
괴테를만나러 가는 시간 독일에 대해 아는 바 거의 없던 시절, 베를린이나 뮌헨 등 소수의 대도시를 제외하면 독일의 도시는 이름도 낯설었다. 그런 빈약한 지식 속에서도 유독 독일의 작은 도시 한 곳은 오래도록 그 이름이 기억에 남았다. 바이마르, 바이마르 공화국 또는 바이마르 헌법이라는 용어로 교과서에 수차례 등장하는 고유명사인데, 튀링엔주에 위치한 도시 바이마르가 바로그 이름의 출처다. - P177
바이마르 공화국은 독일 최초의 민주 공화국이며, 바이마르 헌법은 세계 최초로 인간의 평등을 법으로 보장한 민주적 헌법이다. 따라서 바이마르는 굉장한 성취를 남긴 도시다. 게다가 독일의 인문학이 꽃 핀 도시이자세계적인 대문호 괴테가 평생을 살다간 도시다. 보통 이 정도 존재감이면도시가 꽤 크거나 화려할 것 같은 괜한 선입견이 생긴다. 하지만 바이마르는 의외로 소박한 도시다. - P177
잘 알다시피 독일은 공학과 과학에 있어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이 있다. 독일의 진짜 힘은 공학과 과학이 아니라 인문학에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우주의 비밀을 밝힐 만큼 과학이 앞섰다 한들, 그것의 목적은 사람이 잘 살기 위함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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