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진짜 수학여행을 떠나자
‘항일로드‘를 답사하고 책으로 쓰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것은 ‘이것이야말로 진짜 수학여행이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즐거웠다. 예전에는 거의 반강제로 간 수학여행이었지만, 이번에는 내가 원해서 기획한 수학여행이었다. 직접 준비해서 제대로 즐기고 의미를 찾은 진짜 수학여행이었다. 그 길에서 만난 지사님들께 술을 올리고 또 올렸다. 걸음을 이으며 ‘지사님들 덕에 내가 지금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기뻤고 뿌듯했으며 감동적이었다. 이 귀한 여정을 혼자만 간직하고 싶지 않아, 이 감정을 여럿이 함께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썼다. - P10

돌아보니 이 같은 마음은 2018년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투사들을 찾아떠난 ‘임정로드‘를 마친 뒤의 마음과 매우 유사하다. ‘일생에 한 번은 백범의 계단에 서자!‘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20박 21일의 여정을 마쳤을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몰아치는 그것을 혼자만 간직하기가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서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임정로드로 수학여행을 떠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정로드 4000km> 책을 썼다. 바람이 통한 것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임정로드 여정을 잘 마쳤다‘는 시민들이 나타났다. - P10

현장에서 태극기를 펼쳐 놓고 지사님들께 술 한잔 올리면 좋겠다. 윤봉길과 이봉창이 순국한 그곳에서 독립투사들이 불렀던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 사인 Auld Lang Syne> 곡조로 <애국가>도 부르면 좋겠다. 윤동주가 걸었던 교토와 도쿄의 거리에서 그의 시를 낭독하면 좋겠다. 불러 본 사람만이읊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깊은 여운이 밀려온다. 단언컨대, 그 감정이당신의 내일을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다. - P11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독립투사들을 기억하며술 한잔 올리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항일로드 여정을 시작하자.
대한독립 만세.
대한민국 만세. - P11

안정감은 여행을 여행답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항일로드> 책을 준비하며 내게 안정을 준 요소를 생각해 봤다. 예약한 비행기와 숙소도 있지만  역시나 한국에서  미리  준비한 데이터 무제한 유심과 넉넉한 동전지갑, 일본 전역을 관통할 수  있는 JR패스가 큰 힘이 됐다. 이 세 가지 덕에 일본 특유의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며 안정감 있게 여정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 P12

지하철은 자동발권기를 이용해 구간별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모든 기계가 한글 지원이 된다. 버스의 경우 기사 옆에 요금함이 있다. 다만 우리와 달리 대부분 탈 때가 아니라 내릴 때 동전을 넣어야 한다. 동전 교환기까지 있어서 500엔이나 1000엔을 넣고 잔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동전을 넣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아주 오래전 동전을 사용하던 시절의 감성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슬쩍 웃게 된다. 어느새 동전지갑에서 동전을 꺼내며 아날로그 여행에 익숙해진 나를 보게된다. 유쾌한 경험이다. - P13

그들의 숨결이 깃든 곳
나가사키 형무소
나가사키를 항일로드 여정의 시작점으로 잡은 이유가있다. 나가사키 형무소 때문이다. 흑색공포단 백정기 의사가 순국한 곳, 의열단 김익상 의사가 15년 동안 수감되어 있던 곳,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지사가 광복을 맞을 때까지 수감되어 있던 곳. 이곳에서 술 한 잔 올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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