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두강,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그 대도하(大渡河)다. ‘泸定大渡河 兴康大桥’란 기다란 이름의 다리를 통해 강을 건넜다. 공산당 홍군 대장정의 성지 루딩교(泸定桥)가 바로, 남쪽 6km 지점 아닌가? 각종 미디어로만 보고 들었던 당시의 신화 같은 전투 장면이 눈에 선하다. - P-1

루딩교를 오늘 점령해두지 못하면, 내일 도착할 마오쩌둥의 홍군 주력 부대가 괴멸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등에는 기관단총과 허리엔 여러 발의 수류탄을 동여맨 전사들은 현수교에 착 엎드린 채 한 팔 다시 한 팔 기어서 전진해 갔다. 앞서던 한 명이 총탄에 맞아 30m 아래로 떨어지자 대도하 급물살이 집어삼키며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 P-1

에드거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을 통해서 소개된 위와 같은 대도하 루딩교 전투는 12,500km의 홍군 대장정 통틀어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결정적 사건으로 꼽힌다. - P-1

막강 일본군과 싸웠고, 월등한 화력의 국민당군을 몰아낸 홍군이었다. 오랜 세월 외부와 전쟁이라곤 거의 해보지 않은 티베트인들에겐,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을 동시에 치러낸 공산당 홍군은 감히 대적할 수도 없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개미 한 마리 살생에도 주저하는 불교도 티베트인들의 운명은 철저한 무신론자들의 총과 칼 앞에서 참담한 비극을 예고하고 있었다. - P-1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은 오스트리아 등반가 하인리히 하러(1912~2006)와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1935~)의 실화를 다룬다. 하러가 지은 동명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이다. - P-1

‘세계의 지붕 티베트. 아시아 한가운데 중세의 거성처럼 우뚝 솟은 요새. 지구상에서 가장 높고, 가장 고립된 곳‘이라는 영화 속 오프닝 내레이션이 보여주듯 간접 여행을 통해 티베트를 느껴보기로는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영화 〈쿤둔〉과 함께 최고의 작품일 것이다. - P-1

바지 속 지갑에서 출국할 때 환전해 온 지폐 몇 장 중 50위안(元) 한 장을 꺼내 보았다. 앞면은 마오쩌둥 사진이요, 뒷면은 이곳 포탈라궁의 남쪽 정경이다. 중국 화폐 100위안 다음의 고액권 뒷면을 티베트 유적이 장식한다는 사실에 라싸 포탈라궁의 가치와 위상이 함축돼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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