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듣건대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이 나고, 나라가 크면 인구가 많으며,
군대가 강하면 병사도 용감하다."라고 합니다. 이에 태산은 흙 한 줌도 양보하지 않으므로 그렇게 높아질 수 있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 하나도 가리지 않으므로 그렇게 깊어질 수 있으며, 왕은 어떠한 백성이라도 물리치지 않으므로 자신의 덕을 천하에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땅에는 사방의구분이 없고 백성에게는 다른 나라의 차별이 없으며, 사계절이 조화되어 아름답고, 귀신은 복을 내립니다. 이것이 오제와 삼왕에게 적이 없었던 까닭입니다. - P653

없애야 할 책과 두어야 할 책 - P654

시황제는 그 제안을 옳다고 여겨 『시』, 『서』, 제자백가의 책을 몰수하고 모든 백성을 어리석게 만들어 천하에 그 누구도 옛것을 끌어들여 지금 세상을 비판하지 못하게 했다. 법률과 제도를 밝히고 율령을 만드는일은 모두 시황제 때에 처음 생겼다. 문자를 통일하고 천하의 이곳저곳에 이궁離宮황제가 각 지역을 순시할  때 머무는 곳과 별장을 두루 지었다. 그 이듬해에는 세상을 돌아보고 사방의 오랑캐족을 나라 밖으로 쫓아냈는데,
이 모든 일은 이사의 힘으로 가능했다. - P656

이유가 휴가를 얻어 함양으로 돌아왔을 때 이사가 집에서 술자리를 열었다. 온갖 관직에 있는 우두머리가 모두 나와 장수를 기원하였으므로그의 대문 앞과 뜰에는 수레와 말이 수천 대나 되었다. 이사는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아! 나는 순자가 사물이 지나치게 강성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한 말을 들었다. 나는 상태에서 태어난 평민이며 시골 마을의 백성일 뿐인데, 주상께서는 내가 아둔하고 재능이 없는 줄도 모르고 뽑아서 오늘날 이 지위까지 오르게 하셨다. 지금 다른 사람의 신하된 자로서나보다 윗자리에 있는 이가 없고 부귀도 극에 달했다고 할 만하다. 만물은 극에 이르면 쇠하거늘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구나." - P657

"당신이 스스로 능력을 헤아려 볼 때 몽염과 비교하면 누가 낫습니까? 공이 높은 면에서는 몽염과 비교하면 누가 낫습니까? 원대하게 일을꾀하여 실수하지 않는 점에서는 몽염과 비교하면 누가 낫습니까? 천하사람들에게 원한을 사지 않은 점에서는 몽염과 비교하면 누가 낫습니까? 맏아들과 오랫동안 사귀어 신임을 받는 면에서는 몽염과 비교하면누가 낫습니까?" - P661

이사가 말했다.
"이 다섯 가지 점에서 나는 모두 몽염만 못하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이다지도 심하게 따지시오?" - P661

제 몸조차 이롭게 못하면서 어찌 천하를 다스리랴 - P668

직도는 진시황 35년 몽염에게 명하여 운양에서 구원군까지 직선으로 뚫은 길로 1800리에달한다. 치도는 넓디넓은 도로라는 뜻으로 너비가 30장이며 지면보다 높게 닦아 길 양쪽에소나무를 심었다. 전국의 각 요충지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동쪽으로는 연나라와 제나라까지미치고 남쪽으로는 오나라와 초나라까지 닿았다. 오늘날에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형태로남아 있다. - P668

"하찮은 베 조각이나 비단은 도둑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가져가지만 좋은 황금  100일은 도척도 훔쳐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찮은 이익을 중시하는 마음이 깊고 도척의 욕심이 얕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도척의 행위가 100일이나 되는 귀중한 황금을 가벼이 여겨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가져가면 반드시 처벌을 받기 때문에 도척도 100일이나 되는 황금을 집어 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반드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일반 사람들도 하찮은 것이라도 훔치게 됩니다. - P672

이 글을 올리자 이세황제는 기뻐했다. 이리하여 처벌을 더욱더 엄격히하고, 백성으로부터 가혹한 세금을 걷는 자를 현명한 관리라고 했다. 이세황제가 말했다.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질책을 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길에 다니는 사람 중 절반은 형벌을 받은 자였고, 형벌을 받아 죽은자가 날마다 시장 바닥에 쌓여 갔다. 그리고 사람을 많이 죽인 관리를충신이라고 했다. 이세황제는 말했다.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질책을 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674

아, 슬프구나! 도리를 모르는 군주를 위하여 무슨 계책을 세울 수 있겠는가? 옛날 걸왕은 관용봉關龍을 죽이고, 주왕은  왕자 비간을 죽이고, 오나라 왕 부차는  오자서를 죽였다. 이 세 신하가 어찌 충성하지않았을까마는 죽음을 면치 못한 것은 충성을 다한 군주가 도리를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 내 지혜는 세 사람만 못하고 이세황제의 무도함은 걸왕, 주왕, 부차보다도 더하니 내가 충성하였기 때문에 죽는 것은 당연하다. 장차 이세황제의 다스림이 어찌 어지럽지 않으랴! - P689

사슴을 말이라고 하다 - P682

자영은 즉위했지만 조고를 두려워하여 병을 핑계로 정치적인 일을 돌보지 않고 환관 한담 및 그의 아들과 조고를 죽이려고 모의했다. 조고가 황상을 뵙고 문병하려 할 때, 한담에게 조고를 찔러 죽이도록 하고그의 삼족을 멸망시켰다. - P684

자영이 즉위한 지 석 달 만에 패공유방의 군대가 무관關으로 들어와 함양에 이르렀다. 진나라 신하와 관리는 모두 자영을 배반하고 맞서 싸우지 않았다. 자영은 처자식과 함께 (옥새가 달린) 끈을 스스로 목에 걸고 지도 부근에서 항복했다. 패공은 자영을 관리에게 넘겼으나항왕항우이 와서 목을 베었다. (진나라는) 마침내 천하를 잃었다. - P684

이사는 삼공의 지위에 올랐으므로 높은  자리에 등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사는 육경의 근본뜻을 잘 알면서도 공명정대하게 정치를 하여 군주의 결점을 메워 주려힘쓰지 않고, 높은 작위와 봉록을 누리는 무거운 지위에 있으면서도 (군주에게) 아첨하고 좋으며 구차하게 비위를 맞추고 조칙을 엄하게 하고형벌을 가혹하게 하였으며, 조고의 간사한 의견을 따라 적자를 폐하고첩의 자식을 제위에 오르게 했다. 제후들이 이미 모반하고 나서야 비로소 군주에게 충언하려 했으니 때가 너무 늦었구나! 세상 사람은 모두 이사가 충성을 다했는데도 오형을 받고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근본을 살펴보면 세속의 논의와는 다르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사의 공은 주공이나 소공과 어깨를 겨룰 만하였을 것이다." - P685

몽염 열전蒙恬列傳
진나라가 통일된 뒤, 몽염은 흉노를 압박하고 10여 년간 방을 지키면서 만리장성쌓아 진시황에게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몽염의 집안사람들은 대대로 진나라 장수로서 진나라 건국 때에도 많은 공을 세웠다. 그렇지만 진시황이 죽자 조고趙와 이사의 음모로 사구정변이 일어나고, 이 일로 몽염은 동생 몽의와 함께 참소를 받아 죽게 된다. - P687

여기서 사마천은 몽염 형제를 혹평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진시황의 영토 확장 정책이백성에게 수많은 고통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몽염은 사약을 앞에두고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항변하면서도 자신이 장성을 쌓으면서 지맥을 끊어 놓았기에 그 화를 입었다고 한탄조로 말하는데 사마천은 이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한다.몽염은 이름 높은 장수로서 전쟁 후에라도 백성을 안정되게 하는 데 힘써야 했으나 그러지 않고 장성 쌓는 일에 백성을 동원했으니 이로 인해 벌을 받은 것이지 지맥을 끊은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 P687

한편 진시황이 맏아들 부소를 북방 방비에 투입한 것은 몽염이 흉노와 연합하여 반란을 일으킬까 봐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고 유추할 수도 있다. 봉염이 진시황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했을지언정 그 뜻을 오해받을 수 있는 것이 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다. - P687

몽염은 그 조상이 제나라 사람이다. 몽염의 할아버지 오는제나라에서 진나라로 와 소왕을 섬겼으며, 관직이 상경에 이르렀다. 진나라 장양왕 원년에 오는 진나라 장수가 되어 한나라를 쳐서 성고와형양을 빼앗고 삼천군을 두었다. 2년에는 몽오가 조나라를 쳐서 성읍37개를 빼앗았다. 시황제 3년에 오는 한나라를 쳐서 성읍 13개를 빼앗고, 5년에는 위나라를 쳐서 성읍 20개를 빼앗아 동군을 두었다. 몽오는 시황제 7년에 죽었다. 몽오의 아들은 몽무이고, 몽무의 아들이 몽염이다. - P689

몽염은 한때 형벌과 법률을 배워 소송 문건을 처리하는 일을 했다. 시황제 23년에 몽무는 진나라 비장군이 되어 왕전과 함께 초나라를 쳐서크게 깨뜨리고 항연을 죽였다. 24년에는 몽무가 초나라를 쳐서 초나라 왕을 사로잡았다. 몽염의 아우는 의이다. - P689

명분이 있어야 도울 수 있다 - P702

인생은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는 것처럼 짧다 - P727

팔짱 끼고 앉아 어느 쪽이 이기는지 보면 안 된다 - P740

천하를 다스리는데 어찌 썩은 선비를 쓰랴 - P745

항적이 죽고 천하가 평정되자 고조가 술자리를 베풀었다. 이때 고조가수하의 공적을 깎아내려 이렇게 말했다.
"수하는 낡아 빠진 선비다. 천하를 다스리는 데 어찌 낡아 빠진 선비를 쓰겠는가?" - P745

"황상께서는 지난해에 월을 죽이고 그 전해에는 한신을 죽였습니다. 팽월과 한신과 영포세 사람은 같은 공을 세워 한 몸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자신에게 화가 미칠까 봐 반란을 일으켰을 뿐입니다." - P749

재앙은사랑하던 여자에게서 싹텄고, 질투가 우환을 낳아 마침내 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구나! - P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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