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안 기자는 느리니까 천천히 특집물이나 준비해 봐"라고 했던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뱅뱅 돌고 있었다.
"청홍검! 청홍검! 아, 이자가 바로 조조의 수신배검장(隨身背劍將) 하후은이었구나! 이 검은 하늘이 주신 것이다!"
미칠 듯 기뻐하는 그 장수는 바로 당양 장판교 싸움의 영웅, 상산 조자룡이었다.
‘그러면 저 여자가 가진 칼이 바로 『삼국지연의』의 명장 조자룡이 썼다는 청홍검이란 말인가!’
"정말 좋다고요. 어쨌건, 죽을 때의 모습이 그 책에 나오는데 그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거의 괴멸되다시피 한 남조를 끌고 요시노 산에 갇혀서 오른손에 칼을 들고 왼손에 『법화경』을 쥐고 숨을 거두면서 남긴 말이 ‘비록 내 뼈는 남산의 이끼에 묻힐지언정 그 영혼만은 언제까지나 북조의 하늘을 노려볼 것이다!’였다더군요. 의지의 인물이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