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을 배경으로 헬리콥터의 검은 실루엣이 보였다. 저 높은 데서 대체 뭘 찍으려는 걸까. 저런 걸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는 얼마나 될까. 분명 수요는 있겠지. 남의 불행은 언제나 돈벌이가 된다. - P-1
여기저기 검게 탄 흔적 때문인데, 한발 먼저 이변을 알려 주는 정보는 냄새였다. 화재가 난 지 꼬박 하루 이상 지났는데도 여전히 자재가 탈 때 나오는 검댕 특유의 냄새가 풍겼다. - P-1
젊은 여성이 물으면 대답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그렇게 경박해 보이나, 한숨을 쉬면서 걸음을 서둘렀다. 여성은 금세 포기한 것 같았다. - P-1
"동반자살로 위장한 점에서 범인은 경찰 수사를 회피하려 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평소대로 착실하게 수사해 나가면 범인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자의적 해석이나 선입견은 버리고 피해자 두 사람의 주변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현역 도의원과 전직 배우인 부인이 살해당했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크다. 조기 해결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 P-1
규모가 작은 경찰서의 경우 교통과 순경이 동원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지역 치안에 정통한 생활안전과 직원이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 P-1
"고다이 형사님께 맡기겠습니다." 야마오는 억양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P-1
에나미의 말을 들은 고다이는 그런 사고방식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무엇이든 무기로 삼는 게 정치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P-1
"이 이야기가 사건과 관련 있을 가능성은 낮아요……. 아니, 제로에 가깝습니다. 가오리의 출마를 곱게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해도 장인 장모님을 살해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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