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맑고 쾌청했다. 바람에 나부끼는 색색 연등의 그림자가 깨끗이 쓸어낸 절 마당에 드리워졌다. "날씨 좋네." - P-1
"제 아무리 권세가 있다고 해도 인간인데 죽지 않고 버텨? 살 맞은 놈치고는 숨이 길긴 했지만." - P-1
"그래서, 좋으냐?"
연화의 물음에 순간 윤재의 얼굴에 싱그러운 웃음이 피어났다. 입고 있는 검은 소복과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였다. - P-1
"당연하지요. 선녀님 덕분에 저 새끼가 죽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내가 이 칠성파를 키우는 데 얼마나 도움을 줬는데 그걸 다 잊어버리고 새 부인을 들이려고 하다니. - P-1
사진 속 사람은 윤재의 남편이었다. 윤재가 사주하고, 앞에 앉아 있는 연화선녀가 살을 날려 죽인 남자. - P-1
남편을 죽인 이유는 간단했다. 선수 치지 않았으면 오늘 영정 사진 속에 있는 건 윤재 자신이었을 테니까. 죽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P-1
‘신 받은 지 얼마 안 됐거든. 이럴 때 기도를 해야 효험이 좋아.’ - P-1
분명 같은 계열이었다. 신을 모시는 무당이나 술사가 아니라면 저런 힘이 느껴질 수가 없었다. - P-1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사람들은 전부 연화에게 고개를 숙였다. 연화가 갓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는 것을 알면 모두 태도가 달라졌다. 연화에게는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수단이 있었으니까. - P-1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가졌다. 그래서 연화를 무서워했고 그만큼 극진히 모셨다. - P-1
최근 젊은 여성들의 실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사건들과 관련하여……. - P-1
"그럼 괜히 묻지를 말던가. 그러는 넌 맨날 똑같은 메뉴잖아." 보름이 산호가 들고 있는 소떡소떡을 턱끝으로 가리켰다. - P-1
"호랑이 티 내는 것도 아니고. 맨날 그것만 먹어. 질리지도 않냐?"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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