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사판 시리즈
이판사판이란, 이판합쳐진 말로 불교 용어다. 조선이 고려의 국사판事判이교였던 불교를 탄압하자 계급의 사다리 아래로 추락한 승려들은 살 길을 도모해야했다. 이때 잡역에라도 종사하며 사찰을 유지하고 불법의 맥을 잇던 ‘사판승과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참선을 통한 수행으로 불법을 잇던 ‘이판승‘으로 각각 나뉘었다. 조선이라는 파고를 통과하여 지금의 불교가 있기까지는, 불법의 맥을 잇기위해 자신들의 소임을 다한 사판승과 이판승의 역할이 컸다.
한데 오늘날 ‘이판사판‘은 조선시대에 계급의 최하층인 승려가 된다는 것은 막장이나다름없었기 때문에 ‘끝장‘을 의미하는 말로 전이되었다. 이판사판 시리즈는 지금껏북스피어가 만들어 온 장르문학의 맥을 이어 나갈 도서들로서 어차피 이렇게 이름지어도 기억하지 못할 테고 저렇게 이름 지어도 기억하지 못할 테지만 ‘이판사판시리즈‘라는 이름은 안 잊어버리겠지. 라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 이 시리즈로 딱10권만 만들고 끝장을 볼 생각이다.

하라다 마하
1962년 도쿄도 출생. 간사이가쿠인대학 문학부 일본문학과, 와세다대학 제2문학부 미술사과 졸업. 이토추상사 주식회사모리빌딩 모리미술관 설립준비실, 뉴욕 근대미술관 근무를 거쳐2002년 프리랜서 큐레이터 · 컬쳐 라이터가 되었다.
2005년 후를 기다리며』로 제1회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을 수상2006년 작가 데뷔.
2012년 낙원의 캔버스로 제25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문학, 인문, 역사,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번역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 얼간이」, 「하루살이」 「미인」, 「진상」 「피리술사 괴수전 「신이 없는달 기타기타 사건부 덴도 아라타의 가족 사냥 마쓰모토 세이초의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10만 분의 1의 우연」, 「범죄자의 탄생」 「현란한 유리 우부카타 도우의 천지명찰 구마가이 다쓰야의 어느 포수 이야기, 모리 히로시의 작가의 수지 하세 사토시의 당신을 위한 소설 가지야마 도시유키의 고서 수집가의기이한 책 이야기 도바시 아키히로의 굴하지 말고 달려라 사이조 나카의 오늘은뭘 만들까 과자점」 「마음을 조종하는 고양이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요괴를 빌려드립니다 아사이 마카테의 야채에 미쳐서 연가 미나미 교코의 ‘사일런트 브레스」 등이있다.

남녀평등지수 120위,
여성 국회의원 수 세계 꼴찌,
여성 관리직 비율 12%근로 의욕이 강한 여성일수록회사를 그만두는 나라—일본에 여성 총리가 취임했다!

"언젠가 이런 총리가 나타날 거라는 예언서"
하라다 마하_소설가
"현실이 원작을 따라잡았습니다."
나카타니 미키_소마 린코 역
"소마 린코에게 깨끗한 한 표를 부탁드립니다!" 다나카 케이_소마 히요리 역
"한숨이 나올 정도로계속되는 남성 우위 사회의안티테제로서의 여성 총리"
구니야 히로코_ NHK 앵커

일본 독자들의 호평의 목소리!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탱하는 남편의 일기. 정말이상적인 승리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소설처럼, 여성이사회 제일선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합니다.
@yu_ki_dokusyo
정치란 어려워 보이면서도 본질은 단순한 것임을 이이야기를 읽고 느꼈다. 국민을 위해 오로지 돌진해 가는총리 소마 린코가 눈부시다. 그 모습을 총리와 가까운듯하면서도 먼 듯한 ‘총리의 남편‘ 시점에서 이야기하기때문에, 거기에서 진실을 읽을 수 있었다. @alisa81237930
일본에 여성 총리가 탄생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하는 생각을 일깨워 주는 책. 내게도 잠재의식 속에고정관념이 있음을 깨달았다. @books_momo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린코 씨와 남편의 인간성과관계성을 좋아해. 이런 두 사람이라면 응원하고 싶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심으로 나라를 바로세우려고 움직이는 정치인이 일본에는 얼마나 있을까?
린코 씨 같은 총리가 가까운 미래에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싶은 작품.
@Udokusho
일본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으로 치유계 조류학자가등장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안성맞춤인 소설. 항상용감하면서 늘 소소한 관계를 중시하는 총리 린코의모습도 눈부셨다. 재미있고 하트풀하며 감동적인 정계엔터테인먼트☆@lakimemobook 무슨 일에 있어서도 ‘무관심인 것‘이 제일 게으른 것같아. 안테나를 치고 관심을 가질 것. 스스로 의지를가지자.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서. 앞일을 조금상상하며 용기를 얻은 작품이었다.@books_7310 난 당신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아요. 하라다 마하 씨의작품은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 뭔가 따스한 것을 주고, 앞으로 희망을 갖게 해 준다. 또 내일부터 열심히해야겠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또 만났다.
@ribonbonbom

20××년 9월 20일 맑음
오늘을 절대 잊지 말자는 생각에 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지금도 매일 ‘고코쿠지 숲의 새 관찰일지’를 쓰고 있지만 나 개인의 일상을 일기로 쓰자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가끔 그녀는 나에게 물을 때가 있다. "히요리 씨, 나, 이런 일을 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해?" 그럴 때면 나는 속으로 아무리 기겁하더라도 가슴 속에 꾹 감추고 어김없이 이렇게 대답한다. "괜찮은데. 해 보지그래."

오늘 일기를 쓰자고 결심한 이유도 다른 건 제쳐놓더라도 아내 소마 린코의 ‘행적’을 글로 남겨 놓고 싶다는 기분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본래 일기란 사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나는 훗날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이 일기를 써 나갈까 생각하고 있다.
언제 공개될지는 알 수 없다. 나나 린코가 세상을 뜬 뒤, 혹은 그보다 더 먼 미래의 일일지도 모른다.

장차 일급 역사 자료가 될 일기를 쓰기 시작한 기념할 만한 오늘.
나의 아내는, 총리가 된다.
제111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소마 린코.

사상 최초 여성 총리 탄생
사상 최초 최연소 여성 총리 탄생
사상 최초 여성 총리 오늘 국회에서 지명

"만약에 내가 총리가 된다면 말이야, 당신한테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생길까?"

그것은 별로 웃기지 않는 농담처럼 들렸다. 동시에 굉장한 아이디어처럼 들리기도 했다. 나는 대답했다. "전혀. 무슨 곤란한 일이 생기겠어."

20××년 9월 27일 맑다가 가끔 흐림
장차 일본 역사에 돌멩이 하나를 던지겠다는 일념과 각오로 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년 9월 30일 맑음
미래 어느 시점에 이 일기를 읽고 있을, 아마도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조금 엉뚱하긴 하지만 내 전공 분야인 조류가 보여 주는 ‘사회’에 대하여 잠시 설명해 두고자 한다.

많고 많은 둥지 중에 하필이면 린코의 둥지에 연립내각이란 알을 까 놓았다. 이 경우 ‘린코의 둥지’는 직진당이 아니라 내각을 뜻한다. 뻐꾸기 하라 씨는 종이 다른 새의 훌륭한 둥지에 알을 까 놓고는 거기에 개개비 린코를 끌어들여 알을 품게 한 것이다. 그런 마술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새가 실재하는지는 확인된 바가 없지만.

20××년 10월 4일
아내 소마 린코가 총리에 취임하여 소마 내각이 발족한 지도 2주가 지났다.

속시커먼 씨. 뒤에서 내각을 조종하겠다는 겁니까. 그런데 과연 그렇게 쉽게 될까.

저래 봬도 내 아내는 대단한 인물입니다. 각오하셔야 할걸요.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때 린코가 응시하던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카메라 너머에 있는 국민의 시선이라는 것을.

20××년 11월 10일 대체로 맑음
이 일기를 미래의 어느 날 어딘가에서 읽고 있을 당신.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과연 알아맞힐 수 있을지. 아니, 아마 결코 알아맞히지 못할 것이다.

지난 정권은 세력을 지키고 정권을 연장하려고 우리 국민에게 오랫동안 미사여구로 포장된 환상을 심어 놓았습니다.

‘우리 국민은 인내심이 강하다’, ‘우리는 고난을 잘 참는다’, ‘고통을 나누고 더 강하게 단결하자’. 이제 그 환상을 벗겨내야 합니다.

1. 국민주권의 재인식, 구체제 청산
2. 사회보장의 재원 확보를 위한 추가 증세
3. 지방자치제 강화, 자치 시스템의 개혁
4. 저출생, 고용, 경제 활성화를 하나의 맥락으로 보고 개선책 실시
5. 탈원전을 위한 에너지 정책과 친환경 정책 실시

20××년 11월 17일 흐림
인간은 정을 쏟은 상대에게 뭔가를 해 주고 싶어 한다. 세련된 레스토랑에서 데이트하자고 유혹하거나 과감하게 아파트를 구입해 놓고 구애하거나……. 그런데 이것이 꼭 인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20××년 11월 22일 맑음
이사한다는 뜻밖의 통보를 받은 것은 본가에서 어머니, 형과 불온한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다음 주의 일이었다.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자기 일은 스스로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생활했다. 상대방 일상에 관심은 갖되 간섭은 하지 않았다. 서로 도와야 할 때는 도왔다. 조부처럼 관대하고 널찍한 이 저택에는 그런 생활이 어울렸다.

"남편이 아내 손님을 위해 차를 내는 일이 어떻게 아내가 남편을 부려먹는 게 됩니까. 그러면서 아내가 남편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겁니까? 당신 직장에서는 지금도 꼭 여성 스태프가 손님에게 차 대접을 합니까?"

20××년 12월 5일 맑음
12월의 첫 주말, 린코와 나는 수상관저로 이사했다.
"히요리 씨를 번거롭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라는 후지노미야 씨의 말대로 나는 무엇 하나 들거나 옮기지 않았다. 작업을 돕기는커녕 "본가에 가 계실래요?"라는 후지노미야 씨의 지시를 받고 맥없이 본가로 물러가지 않을 수 없었다. 린코는 공무로 외출 중이라 나 혼자 본가로 갔는데, 너 잘 만났다는 듯이 어머니가 쇼핑하러 나가자며 손을 끌었다.

하지만 두 눈은 글자를 제대로 좇지 못하고, 지면에 떠오르는 장면은 내 집의 숲 풍경이다. 나는 그 환영을 좇는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아아, 알름 산으로 돌아가고 싶어, 라던 향수병 걸린 하이디의 심정을 어쩐지 알 것 같았다.

20××년 12월 12일 맑음 때때로 흐림
수상관저로 이주하고 일주일 동안 내 주위에서 이변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처음 느낀 것은 이변이라고까지 할 만큼 두드러진 건 아니었다. 문밖에서 내가 나오기만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남성의 비율이 미묘하게 높아진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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