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꾼 두 번의 대규모 정치 폭동이 모두 비어홀, 즉 맥줏집에서 일어난 셈이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아무튼, 그 과정에 새롭게 세워진 시청사의 지하에 거대한 양조장이 딸린 비어홀・레스토랑이 들어서게 되는데, 이렇게 도시마다 탄생한 초대형 비어홀은 그 지역의 대중 집회 장소로 자주 활용되었다. 그리고 그 비어홀들은 자연스럽게 히틀러와 나치스의 정치 집회 및 폭동의 장소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전통적인 와인 명산지 뮌헨과 바이에른주는 왜 17세기 이후 갑자기 와인 명산지에서 맥주 명산지로 탈바꿈했을까?’ 그 유명한 30년 전쟁 때문이다. 1618년부터 1648년까지 정확히 30년간 벌어진 이 대규모 전쟁은 독일 전역을 초토화했는데, 남부의 아름다운 포도밭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당시 드넓은 포도밭이 대부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그 탓에 이 지역에서는 와인 양조가 불가능해졌다. 남부 독일의 양조 산업이 와인에서 맥주로 바뀌고 세계사의 물줄기마저 돌려놓은 데에는 ‘30년 전쟁’이라는 돌발변수가 있었던 셈이다.

권력은 필연적으로 독선을 낳고 부패와 타락을 불러온다. 단언하건대, 역사를 통틀어 여기에서 자유로운 나라도 시대도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대의 독일에서 가톨릭교회가 면벌부를 판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인츠(Mainz)의 대주교가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의 부호 푸거(Fugger) 가문에게 빌린 막대한 금액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르틴 루터는 아인베크 맥주를 마시고 용기를 내어
보름스 제국회의장으로 나아갔다.
(At the Diet of Worms,
Martin Luther was fortified with Einbeck beer…….)

로마 제국 멸망 이후 유럽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다스린 황제 카를 5세, 가톨릭 사제였던 루터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다

"저는 절대로 제 양심을 속이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이나 정연한 논리가 제 잘못을 입증해 내지 못하는 한 말입니다. 제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지금 여기에 서 있습니다. 그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Hier stehe ich; ich kann nicht anders)"라는 말로 자기 변론을 끝맺었다.

보름스 제국회의에서 마르틴 루터가 하나님과 모든 사람에게 보여 준 양심을 저버리지 않은 용기 있는 태도와 흠잡을 데 없는 자기 변론은 전 유럽을 움직였다.

카를 5세는 대화를 통해 복잡한 종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다.

급기야 카를 5세는 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그는 반가톨릭 단체인 ‘슈말칼덴 동맹(Schmalkaldischer Bund)’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황제 군은 반가톨릭 연합군을 손쉽게 격파하고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1547년의 일이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카를 5세는 자신이 신뢰하던 측근 작센공 모리츠(Moritz von Sachsen, 재위 1541~1547)의 배신으로 쓰라린 패배를 겪는다. 결국 그는 ‘아우크스부르크 화의(Peace of Augsburg)’에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역사적 선언을 하게 된다.

‘왜 최초로 순수령을 공포할 당시 ‘효모’에 대한 언급이 없었을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거의 예외 없이 자연 발효로 술을 제조했고 효모에 대한 지식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도 발효가 된 후 나무통 바닥에 가라앉은 회갈색 점성 물질이 발효를 촉진한다는 지식 정도는 경험칙으로 알고 있었다.

빌헬름 4세의 궁정 전속 양조장은 보리를 제외한 원료, 즉 밀을 사용해 만든 바이첸비어를 거리낌 없이 독점적으로 생산했다.

맥주 양조와 판매를 하는 자가 질 나쁜 맥주를 판매할 경우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처벌 내용은 "맥주를 즉시 폐기 처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나눠 주어야 한다. 벌금은 1회 적발 시 5굴덴, 3회 적발된 자는 맥주 양조권을 박탈한다" 등이다.

날마다 최소 6개의 샘플을 관능검사할 것. 검사관은 시음하기 전날 밤 맥주나 와인을 절대로 과음해서는 안 됨. 관능검사 당일에는 미각을 둔하게 할 어떤 음식물도 섭취해서는 안 됨. 소금에 절인 맛을 내는 치즈, 사탕과자 등이 대표적임. 코담배와 씹는담배를 포함한 모든 흡연을 엄격히 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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