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서는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가 제안한 입시세 폐지안을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다.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가 발발한 다음 날인 12월 3일의 일이다. 그럼에도 재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나폴레옹 3세 시대에는 와인 입시세가 폐지되지 않았다.
오늘날 와인 세계에서는 ‘파커 포인트(Parker Point)’라는, 전문가가 매긴 평가 점수가 소비자에게 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와인을 살 때는 평가에 참고할 지표가 있으면 안심된다. 메독 지구에서 시작된 와인 등급제는 시대를 한참 앞서 이러한 소비자의 욕망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나는 1등은 될 수 없고, 2등은 나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나는 무통일 수밖에 없다(First I can not be, second I do not choose to be, Mouton I am)."
"나는 1등이다. 내가 2등이던 시절은 지나갔다. 무통이 1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First I am, Second I was, Mouton does not change)"라는 문구로 바꾸었다. 자사의 품질에 대한 당당한 태도와 자부심이 전 세계로 전해지면서 보르도 와인을 유명하게 만든 또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보르도·메독 지구 등급제에 대항하듯 부르고뉴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추진한 것이 밭의 등급 평가였다.
리소르지멘토 운동il Risorgimento 19세기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정치·사회 개혁 운동으로, 1861년 이탈리아반도와 주변 섬들의 여러 국가를 단일 국가인 이탈리아 왕국으로 통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볼품없는 키안티 와인을 명품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로 거듭나게 한 통일 이탈리아 총리 베티노 리카솔리
참호전은 글자 그대로 잔인하고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참호 안은 불결했으며, 섣불리 돌격에 나서다가 적의 무시무시한 화기의 반격을 받아 수많은 병사가 꼼짝없이 쓰러져 죽는 운명에 처했다. 베르됭 요새 공방전에서 프랑스군이 입은 병력 손실은 3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엄청났다. 솜 전투(Bataille de la Somme)에서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입은 병력 손실은 그 두 배에 달하는 60만 명 이상이었다. 병력 손실이 너무도 크고 심각해서 프랑스군 내부에서는 병사들의 대대적인 반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다행히도 전쟁 막바지에 미군이 참전하면서 영국군과 프랑스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소련과 공산권 국가들의 와인 문화를 철저히 파괴한 원흉, 고르바초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동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의 문화는 정체되다가 결국 파괴되었다. 당시 동유럽,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나라들은 모두 공산권 대장 국가인 소련의 영향권으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 와인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미국의 부유한 소비자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후반 와인 세계를 바꿔놓은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초강대국 미국의 강력한 경제력, 와인을 향한 국민의 사랑과 열정이 와인 세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보르도의 5대 샤토에서 양조한 와인 가격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관심 두기 시작한 중국인 부자들에 의해 또다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20세기 전반기에서 21세기에 이르는 기간에 미국과 일본, 중국과 여러 신흥 대국이 뛰어들면서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명품 와인은 가격 붕괴 걱정에서 벗어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와인이 ‘보르도·부르고뉴 절대 신화’를 무너뜨린 역사적인 사건 ‘파리 심판’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자들은 밭 이름을 중시하지 않았다. 그들은 여러 품종의 포도를 한데 섞지도 않았다. 그들은 단일 품종으로 와인을 양조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와인 세계는 비정하다. 그 옛날 명품 와인을 생산하던 프랑스 파리와 오를레앙에는 과거의 영광을 짐작할 만한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반면, 이탈리아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처럼 20세기 후반에 깜짝 스타로 등장해 놀라운 성공을 거두는 와인도 있다. 세계사가 항상 흐르는 물처럼 변화무쌍하듯, 와인 세계도 세계사에 발맞춰 끊임없이 움직이고 진화해갈 것이다.
옮긴이 서수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직장생활에서 접한 일본어에 빠져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출판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옮긴 책에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뇌과학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인간관계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자기계발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일과 휴식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59가지 심리실험—위로와 공감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일반과학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인체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우주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동물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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