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의 공이 지나치게 높아 군주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자 유방은 그를 꺼리게 되었다. 그러나 한신은 시대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유방에게 자신을 제나라 왕으로 책봉해 달라고 요구하여 화를 부른다. 항우가 죽은 뒤 한신은 초나라 왕으로 옮겨 갔다가 죄를지어 회음후으로 강등되고, 결국 반역하려다 멸족의 화를 당하였다. - P755

한신은 젊은 시절에 남의 가랑이 밑도 기어가는 수모를 겪어 가며 대장군의 지위에 오르고 왕까지 되었으나, 그 특유의 오만함을 버리지 못한 것이 몰락의 화근이었다. 그가 괴통의 충고를 듣지 않은 것이나, 친구 종리매의 목을 유방에게 바치려 한 점 등인품 면에서는 상당히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 P755

한신이 성 아래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무명 빨래를 하던 아낙네들가운데 한 아낙이 한신이 굶주린 것을 보고 밥을 주었는데 빨래를 다할때까지 수십 일 동안을 그렇게 했다. 한신이 기뻐하며 아낙에게 말했다.
"내 반드시 은혜에 크게 보답하겠소."
아낙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사내대장부가 스스로 먹고살 능력도 없기에 내가 왕손孫당시 혼란기에 일상적으로 높여 부르던 말을 가엾게 여겨 밥을 드렸을 뿐인데 어찌 보답을 바라겠습니까?" - P759

"다른 장수들은 쉽게 얻을 수 있으나 나라에서 한신에 견줄 만한 인물은 둘도 없습니다. 왕께서 영원토록 한중의 왕으로 만족하신다면 한신을 문제삼을 필요는 없습니다만, 반드시 천하를 놓고 다투려 하신다면 한신이 아니고는 함께 일을 꾀할 사람이 없습니다. 왕의 생각이 어느쪽에 있는가에 달린 문제일 뿐입니다." - P762

"왕께서는 본래 오만하여 예를 차리지 않으십니다. 지금 대장을 임명하는데 어린아이를 부르는 것처럼 하시니, 이것이 바로 한신을 떠나게 한까닭입니다. 왕께서 반드시 그를 대장으로 삼고자 하신다면 좋은 날을택하여 재계하고 단장장수를 임명하는 곳을 설치하여 예를 갖추어야가능합니다." - P763

천하는 마음을 얻은 자의 몫이다 - P763

지금 대왕께서 항왕의 정책과는 달리 천하의 용맹한 사람들을 믿고쓰신다면 멸망시키지 못할 적이 어디 있겠습니까? 천하의 성읍에 공있는 신하들을 봉한다면 마음으로 따르지 않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정의를 내세워 동쪽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병사를 거느린다면 흩어져달아나지 않을 적이 어디 있겠습니까? - P765

싸움에 진 장수는 무용을 말하지 않는다 - P766

장수들이 적의 머리와 포로를 바치고 축하한 뒤,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산과 언덕을 오른쪽에 두거나 등지고 물과 못을 앞으로 하거나 왼쪽에 두라‘라고 했는데, 오늘 장군께서는 저희에게 도리어 물을등지고 진을 치게 하면서 ‘조나라를 무찌른 뒤 다 같이 모여 먹도록 하자‘라고 하시기에 저희는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마침내 이겼으니 이것은 무슨 전술입니까?" - P771

한신이 대답했다.
"이것도 병법에 있는데 여러분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오. 병법에는
‘죽을 곳에 빠뜨린 뒤라야 비로소 살릴 수 있고, 망할 곳에 둔 뒤라야 비로소 멸망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이 있잖소? 내가 평소부터 사대부를 길들여 따르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시장 바닥에 있는 사람들을몰아다가 싸우게 한 것과 같으니, 그 형세가 죽을 땅에 두어 저마다 자신을 위하여 싸우게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곳을 준다면 모두 달아날 텐데 어떻게 이들을 쓸 수 있겠소?" - P771

"제가 들은 바로는 (현인) 백리해가 우나라에 살 때는 우나라가 망하였으나, 진나라에 있자 진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백리해가우나라에 있을 때는 어리석은 사람이다가 진나라에 가니까 지혜로운 사람이 된 것이 아닙니다. 군주가) 그를 등용했는지 등용하지 않았는지, 또 그의 말을 받아들였는지 받아들이지 않았는지에 달렸을 뿐입니다. 만일 성안군이 당신의 계책을 들었더라면 저 같은 사람은 이미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성안군이 당신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제가 당신을 모실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 P772

"제가 듣기로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실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는 경우가 있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미친  사람의 말도 가려서 듣는다.‘라고 했습니다. 계책이 반드시 쓸 만하지는 않을지라도 성의를 다하겠습니다. - P772

과욕은 화를 부른다 - P775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 - P779

옛날 대부 문종과 범려는 멸망해가는 월나라를 존속시키고 월나라 왕 구천을 제후들의 우두머리로 만들어 공을 세우고 이름을 떨쳤지만 자신은 죽었습니다.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는 삶아 먹히게 마련입니다. 당신과 한왕의 관계는 교분으로 보면 장이가 성안군이 친한 것에 미치지 못하며, 충성과 믿음으로보면 대부 문종과 범려가 구천에게 한 것보다 못합니다. 이 두 가지 일은거울로 삼을만합니다. 원컨대 당신께서는 이 점을 깊이 생각하십시오. - P784

‘용기와 지략이 군주를 떨게 만드는 자는 그 자신이 위태롭고, 공로가 천하를 덮는 자는 상을 받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지식은 일을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은 일하는 데방해만 됩니다. 터럭 같은 작은 계획을 자세히 따지고 있으면 천하의 큰술수를 잊어버리고, 지혜로 그것을 알면서도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은 모든 일의 화근이 됩니다. - P785

그래서 ‘맹호라도 꾸물거리고 있으면 벌이나 전갈만 한 해도 끼치지 못하고, 준마라도 주춤거리면 노둔한 말의 느릿한 걸음만 못하며, 진나라 용사 맹분도 여우처럼 의심만 하고 있으면 보통 사람들이 일을 결행하는 것만 못하고, 순임금이나 우임금의지혜가 있더라도 우물거리고 말하지 않으면 벙어리나 귀머거리가 손짓발짓을 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 P786

이는 능히 실행하는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공이란 이루기  힘들고 실패하기는 쉬우며, 때란 얻기  어렵고 잃기는  쉽습니다. 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원컨대 당신께서는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 P786

그러나 한신은 망설이면서 차마 한나라를  배반하지 못했다. 또 자신이 곳이 많으니 한나라가 끝내 제나라를 빼앗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괴통의 제안을 거절했다. 괴통은 한신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자, 얼마 안 가서 거짓으로 미친 척하고  무당이 되었다. - P786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훌륭한 활을 치운다 - P786

"정말 사람들의 말에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 버린다. 적을 깨뜨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라고 하더니,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겨 죽는 것은 당연하구나!" - P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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