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긴다이치 선생." "그런데 경부님." 동시에 말이 나올 때가 있다. 지금 긴다이치 코스케와 도도로키비밀탐정사무소 소장 도도로키 다이시 두 사람도 그런 상황이다.
긴다이치 코스케의 도쿄 방면 동료인 도도로키 경부도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가 없어 정년퇴직하고 시부야에 도도로키비밀탐정사무소라는 것을 세웠다. 예상외로 성공하여 금세 사무실이 비좁아졌을 때 긴다이치 코스케가 가져온 소식이 제2 가자마 빌딩 4층부터 위를 개방한다는 낭보였으니 퇴직한 경부의 첫 사업치고는 일단은 성공했다고 봐도 좋겠다.
대개 젊었을 때부터 꾀죄죄한 남자는 의외로 나이를 먹지 않는 법인데 긴다이치 코스케는 그 전형적인 부류에 속할 것이다. 우선 머리카락이다. 본인은 ‘아, 이래 봬도 나이가 적지 않습니다’ 라고 하지만 참새둥지 같은 더벅머리는 구태의연할 정도로 여전한 데다가 백발 따위는 한 올도 없다.
"그런데 긴다이치 선생." "그런데 경부님."
그렇게 갑자기 동시에 입을 열었는데 그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아떨어진지라 이내 폭소가 터졌다. 그 웃음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에 따스한 감정이 오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나는 이 장의 서두에 적고자 한다.
등록망촉(得隴望蜀)이란 하나를 이루면 그 다음이 욕심난다는 뜻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속성을 드러내는 말이다. 평롱망촉(平隴望蜀)이라고도 한다.
옛날 위나라의 사마의가 승세를 몰아 촉을 공략하려고 했던 고사에서 나온 말로, 인간이 탐욕스러워서 만족할 줄 모름을 비유한 말.
후한서 헌제기(獻帝紀)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촉(蜀)을 차지한 유비(劉備)가 오(吳)의 손권(孫權)과 다투고 있는 틈을 노려 위(魏)의 조조(曺操)는 단숨에 한중(漢中)을 점령하고 농을 손에 넣었다. 그러자 명장 사마 의(司馬懿)가 조조에게 말하였다. "이 기회에 촉의 유비를 치면 쉽게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조조는 이렇게 말하면서 진격을 멈추었다. "사람이란 만족을 모른다고 하지만, 이미 농을 얻었으니 촉까지는 바라지 않소." 실은 당시의 조조군으로 촉을 토벌하기에는 힘이 부쳤던 것이다.
"긴다이치 선생, 시켜주시오. 아니, 돕게 해주시오. 그 이상이란 사건을. 나란 노구를 채찍질해서…… 아니, 아니, 노구라고는 하지 않겠소. 내 이래 봬도 몸은 아주 건강하니까."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남자는 뭔가 힘든 사건을 해결하면 그 뒤 구제할 길 없는 고독감으로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다. 그가 좋아서 다룬 사건이 경사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은 거기서 몇 사람인가 희생자가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라는 돈키호테가 나오지 않았다면 입을 싹 씻고 세상을 살 수 있었을 신사 혹은 숙녀의 머리 위에 법의 형벌이라는 철퇴가 떨어지는 것이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그것을 정의라고 믿고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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