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정말이지! 대체 이건 어찌된 영문인가. 스님이고 촌장님이고 코안 씨고, 그럼 옥문도에는 범죄의 천재가 모여 있단 말인가."

나는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어. 츠키요와 유키에와 하나코를 죽이는 꿈이라네. 그게 또 뭐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살인이었지. ……카에몬 님은 그렇게 말하고 무서운 미소를 떠올렸어.

칠전팔도(七顚八倒):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섬. 즉 어려운 일을 많이 겪음.

내 결의의 굳건함을 처음으로 두 사람은 알게 된 것이야. 그 두 사람으로서는 죽은 카에몬 님의 한보다 살아 있는 내 지벌이 두려웠지. 이 내가 결행하자, ……두 사람도 마침내 결심했다네.

섬도 혁명이라면 일본도 혁명, 선주라 하여 옛날의 달콤한 꿈을 꿀 수는 없어요. 하지만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저는 머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제 섬에도 귀환으로 차차 젊은이들이 돌아올 겁니다. 그 중에서 좋은 신랑감을 찾아내서, 이룰 수 없다 해도 기토 본가를 지키고 키워가겠어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조부님의 혼은 이 집의 용마루를 떠날 수 없을 겁니다. 섬에서 태어난 자는 섬에서 죽는다. 그것이 정해진 도리인 겁니다. 하지만…… 감사합니다. 이제 이걸로 더는 만나 뵐 수 없겠군요.

"아하하, 우카이 씨. 댁도 드디어 해고당했구먼. 알고 보면 기토 분가의 부인도 계산적이야."

그렇다, 그걸로 된 거다. 여기는 타지방 사람이 오래 살만한 곳이 아니야

거룻배가 조용히 출발했을 때, 안개비를 뚫고 천천히 종소리가 흘러왔다. 료타쿠 군이 작별인사로 종을 쳐주는 것이리라. 무서운 추억이 있는 저 종을…….

코스케는 거룻배 안에서 가만히 일어서고는,
"나무석가……."
하고 안개비에 덮인 옥문도를 향해 합장했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에도가와 란포의 아케치 코고로(明智小五郞)와 짝을 이루는 일본의 명탐정이다.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이름의 유래는 아아이누 어(語) 연구가로 이름이 높은 문학자 긴다이치 코스케(金田一京助)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긴다이치 코스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은 1946년 작, 《혼징 살인사건》이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혼징(귀족이나 공인들이 묵는 공인된 여관) 가문에서 일어난 불가해한 살인사건을 멋들어지게 파헤치는데 당시 나이는 불과 24세였다.

보통 추리소설에서 섬은 공간에 폐쇄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이용된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놀라운 성공 후에 후배 작가들은 앞 다퉈 섬을 이용했다. 하지만 《옥문도》에서 섬은 공간의 폐쇄성이 아닌 시간의 폐쇄성, 즉 전통적 인습이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곳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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