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요령이 좋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제게는 왠지 저 사람이 무섭게 생각되어서 견딜 수 없습니다. 눈으로 들어와 코로 빠져나가는25) 영리함이 제게는 뭣보다 두려운 거예요. 이런 말을 하면 시골사람들이 질투하는 걸로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또 그렇게 생각되어도 할 수 없지만 무서운 건 역시 무섭다고 하는 수밖에 없어요. 사실 사토무라 신타로 씨 같은 사람도…….
눈으로 들어와 코로 빠져나간다(眼から鼻へ拔ける): 나라시대, 대불전의 완성이 임박했을 즈음, 대불상의 한쪽 눈이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직공 하나가 불상의 안쪽에서 눈을 붙이고 나서 콧구멍으로 빠져나온 것을, 아래서 보고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 ‘영리하고 기지가 풍부하다’는 의미.
"그래요, 그렇다면 저도 기쁘지만……. 어쨌든 사람은 겉보기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하니 이제 앞으로는 서로 조심하기로 해요."
사람이란 다른 사람과 대면하고 있을 때는 좀처럼 속에 있는 것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지만 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평소 속에 감춰두고 있던 것이 무심코 얼굴에 나오는 법이다. 그때 신타로가 그러했다. 게다가 그런 신타로의 얼굴에서 내가 받은 느낌은 어떻게 구제할 길이 없을 만큼 어둡고 참혹하고 흉포한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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