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나의 어머니! 나는 지금까지도 눈을 감을 때마다 일곱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또렷이 떠올릴 수 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잃은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듯 나도 어머니만큼 아름다운 부인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손도 아직 어린아이였던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을 정도로 작았는데 그 작은 손으로 어머니는 항상 남에게 부탁받은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아아, 나는 이제서야 어머니가 발작한 원인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가엾은 어머니! 그처럼 무서운 과거를 지닌 어머니에게는 때때로 그렇게 무서운 악마가 덮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 무렵의 일을 생각하면 나는 양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지금에야 생각하니 후에 의견충돌이 있어 양아버지 집에서 뛰쳐나오고 결국 화해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뭐라 해도 피를 나누지 않은 부모자식 사이에는 결여된 것이 있었다. 말하자면 보기에는 별로 다르지 않은 요리지만 먹어보면 중요한 조미료가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할까.

게다가 새어머니가 계속해서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도 왠지 나를 서먹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했을 터였다. 그것이 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상업학교에 갔던 해에 나는 양아버지와 큰 충돌을 일으키고 집을 뛰쳐나와 친구 집에 들어갔다.

나는 뭔가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어금니에 뭔가 낀 듯한, 먹이를 눈앞에 두고 기다려야 하는 개처럼 묘하게 답답한 기분이 드는 동안 닷새가 지나고 열흘이 지나갔지만 변호사에게서는 아무 소식도 없었다. 그러나 변호사가 이 문제를 그대로 내팽개친 건 아니라는 사실은 시일이 지남에 따라 차츰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 편지는 마치 변소 화장지처럼 거무죽죽한 색을 한, 조악한 싸구려 종이봉투로, 적어도 닛토빌딩 4층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변호사가 쓸 물건으로는 생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수신자명을 쓴 글씨도 어린아이가 쓴 것처럼 몹시 서툴고, 인사말에도 군데군데 뚝뚝 잉크가 번져 있다. 뒷면을 보니 발신자의 이름도 없었다.

팔묘촌에 돌아오면 안 된다. 네가 돌아와도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덟무덤신이 분노하실 것이야. 네가 마을에 돌아오게 되면, 오오, 피! 피! 피다! 26년 전의 대 참사가 다시 되풀이되고, 팔묘촌은 피바다가 될 것이야.

묘한 얼굴을 하고 있는 과장을 뒤에 남겨두고 몽유병자처럼 비틀비틀 회사를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공포와 전율의 세계로 한걸음 내디뎠던 것이다.

미야코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입으로는 일단 신타로를 위해서 변호해주고 있는 것 같았지만 점차 혼란스러워져 가는 걸 보니, 그녀 또한 뭔가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 같았다. 즉 이성으로는 부정할 수 있어도 어쩐지 그 밑바닥에 감정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 일은 언제까지고 내 가슴에 의혹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걷히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