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인지 진실인지, 이 때 상처 입은 사람은 십여 명 정도였으나 쇼자에몬의 일격으로 죽은 건 일곱 명으로 거기에 스스로 목을 베어죽은 쇼자에몬을 더하면 한 번에 여덟 명이 죽은 게 되니, 이것도 저 무참히 살해당한 여덟 패주무사의 원념이라며 사람들은 두려워했다.
그런데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지 최근 들어 이 산속 일개 외딴 마을의 이름이 전국의 신문에 실리는 일대 괴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 사건이야말로 내가 여기에 소개하려고 하는 괴사건의 직접적인 단서가 되는 것이다.
다지미 가에는 저 쇼자에몬 이래 대대로 미치광이의 유전자가 있어 요조도 젊었을 무렵부터 이래저래 잔학하고 난폭한 행동을 많이 했다. 요조는 나이 스물에 오키사란 여자와 결혼하여 히사야, 하루요(春代)란 두 아이가 있었다.
그 남자는 깃을 세운 양복을 입고 발에 각반을 묶은 짚신을 신고 하얀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머리띠에는 불을 켠 상태인 막대기 모양의 회중전등 두개를 뿔처럼 꽂고 가슴에는 마찬가지로 불이 켜진 내셔널 회중전등을 마치 축시참배5)에 쓰는 거울처럼 매단 채 양복 위에 맨 허리띠에는 일본도를 차고 한손에는 엽총을 들고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그걸 보고 모두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기겁하기도 전에 남자가 든 엽총이 불을 뿜자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버렸다.
"두 번 있는 일은 세 번 있지. 다지미 가의 선조인 쇼자에몬과 이번 요조, 두 번이나 그런 일이 있었으니 언젠가 다시 한 번 저런 무섭고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 일어날 것임에 틀림없어."
팔묘촌에서는 지금도 아이가 떼를 쓰면 회중전등 뿔을 기른 도깨비가 온다고 으른다. 그러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들었던 하얀 머리띠에 두 개의 회중전등을 꽂고 가슴에는 내셔널 램프를 매단 채 허리띠에는 일본도를 차고 한 손에는 엽총을 든 도깨비의 모습을 떠올리고 단번에 울음을 그친다고 한다. 그것은 팔묘촌 사람들에게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악몽이었다.
그리고 26년의 세월이 흘러 쇼와(昭和)6) 2×년.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 일어난다는 노인들의 말대로 팔묘촌에는 또다시 기괴한 살인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는 이전 두 사건처럼 격정적인 돌발사건이 아니라 묘하게 끈적끈적한 정체모를 살인이 계속해서 일어났기 때문에 팔묘촌은 왠지 모르게 섬뜩한 공포에 사로잡혔던 것이었다.
팔묘촌. 오오, 생각만으로도 오싹하다. 뭐라 말할 수 없이 불쾌한 이름이다. 뭐라 말할 수 없이 불쾌한 마을이다. 그리고 또한 뭐라 말할 수 없이 불쾌하고 무서운 사건이었다.
팔묘촌. 나는 스물일곱 살이 된 작년까지 그런 불쾌한 이름의 마을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하물며 그처럼 불쾌한 이름의 마을과 내가 중대한 관계가 있다고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나는 어렴풋이 내가 오카야마(岡山) 현 태생인 듯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카야마 현의 무슨 군, 무슨 마을 태생인지 그처럼 상세한 것은 조금도 몰랐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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