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마저 선녀님을 완전히 담을 수 없었단다. 고작 삼 년이면 끝이 났지. 그때마다 새 그릇으로……. 딸 한 명이 삼 년을 버텨주고 다른 딸이 삼 년 그리고 또 다른 딸이……. 그것만이 이 마을을 위한 고결하고 유의미한 희생이자 자신의 도리인 것이다.’
성은 뒤꿈치에서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아파서 움찔거리다가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빛 속에서 넘어지면 세상이 뒤바뀌었을 텐데 어둠 속에서 넘어지니 어둠뿐이었다. 고대하던 비밀은 마을의 일원이기에 전혀 자랑스럽지 않은, 그저 저주 같았다.
‘악마 같은 놈들.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여자아이들을 희생한다니. 너도 알고 있었지? 그러니 그렇게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나를 가르치려고 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