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앞에서 차는 잠시 멈췄다. 엔진음만 들리는 차 안에서 미주는 주경을 쳐다봤다. 주경은 앞을 보다가, 운전석 차창 너머 멀리 보이는 청수호를 보다가 다시 앞을 봤다. 주저하는 것 같았다. 왜인지는 몰라도 그동안 자신의 고향에 대해 말하지 않은 이유와 같지 않을까.

빵. 주경이 경적을 울리자 화들짝 놀라 일어난 그가 손등으로 입가의 침을 닦고 창밖을 바라봤다. 그가 창문을 열었다.
"아, 온다는 게 오늘이었나? 옆엔 딸이고?"

"오빠한테 들었을 거 아냐. 잔말 말고 열어주지?"
"예민한 건 여전하네. 오랜만에 고향 친구 만나서 안부도 못 물어보냐?"
"전혀 반갑지 않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