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의 대답은 그저 "아!"였다. 필요한 모든 것을 전부 담은 "아!"였다. 그가 하는 말에 집중하고 그 진실을 전적으로 믿는 반응이었다. 그녀는 군중을 헤치고 지나가는 장군에게 깊은 관심과 강렬한 존경심을 느끼며 몰래 혼잣말을 했다. ‘온 가족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11시 즈음 주의 깊게 내다보던 캐서린은 창문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포착했다. "이런! 비 오겠네." 아주 낙담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삼십 분에 캐서린이 모두 포기하고 더 이상 개일 거라고 우기지 않자 하늘이 저절로 개기 시작했다. 한 줄기 햇살마저 비쳐서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 주변을 돌아봤다. 구름이 흩어지고 있었고, 창가로 달려간 그녀는 반색했다. 십 분만 더 있으면 분명 화창한 오후가 열리고 "언젠가 비가 그치겠지"라던 앨런 부인이 옳았음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캐서린이 친구들의 방문을 기다려도 되는지, 틸니 양이 길을 나서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 온 게 아닌지는 좀 두고 볼 일이다.

쏘오프는 말에게 뭐라고 중얼거렸고, 그녀는 깨진 약속, 무너진 기둥, 사륜마차, 눈을 속이는 양탄자, 틸니 남매, 성안의 비밀스러운 문 등을 차례차례 떠올렸다. 아게일 빌딩을 통과할 때 그의 짝이 말을 걸어와 정신을 차렸다. "저 아가씨가 지나가면서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데, 누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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