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서 건져낸 시체처럼 전신이 퍼렇게 부어오른 할아버지가 화롯가에 앉아 있었다. 눈동자까지 노랗게 썩은 듯 한 눈을 나른하게 내 쪽으로 돌렸다. 앉은 자리 주변에는 낡은 편지랑 종이봉투가 산을 이루고 있어서 그 종이더미 속에 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저히 산 사람으로는 여겨지지 않는 산중의 괴물을 바라보면서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래? 전번에 데리고 있던 애가 벌써 이렇게 되었나. 좋은 처녀가 돼서 자네로서도 다행이지. 이처럼 고와지다니…… 여자들이란 빠른 법이야."
심한 경멸을 담은 노파의 말이, 그렇다면 무희를 오늘 밤 내 방에서 재워야지 하고 생각할 만큼 나를 충동질했다.
나는 50전 은화를 한 닢 놓고 왔을 뿐이었는데, 감지덕지해서 눈물이라도 흘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무희 일행을 빨리 쫓아가고 싶어서 노파의 뒤뚱거리는 걸음이 짜증스럽기도 했다. 마침내 고개의 터널까지 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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