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는 존이 어떤 친구에게 할 말이 있다며 카드놀이방으로 가 버린 상태에서 사랑하는 친구 캐서린의 짝을 맞출 수 없으므로 절대로 춤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신의 소중한 여동생과 함께하지 못한다면 싫어요"라고 말이다.
이자벨라는 캐서린과 붙어 있지 않은 반대쪽으로 제임스와 계속 속삭이더니 결국 캐서린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친구야, 네 오빠가 하도 안달하니까 춤추러 들어가야겠어. 내가 없어도 괜찮을 거고, 존이 곧 돌아오면 그때 또 보면 되니까." 캐서린은 약간 실망했지만 마음이 착해서 그저 가만 있자 두 사람은 춤추러 일어났고 이자벨라는 캐서린의 손을 잡고 "안녕, 사랑하는 친구"라는 인사를 남기고 서둘러 사라져 버렸다.
마음은 순수하고 행동은 잘못이 없는데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망신당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스운 꼴을 보이고 불명예스러워지는 것이야말로 여주인공의 삶이며, 그런 상황에서 발휘하는 용기야말로 여주인공에게 위엄을 주는 법. 캐서린도 용기를 내 버텼다. 괴로웠지만, 한마디도 투덜거리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여 옆에 있는 아가씨가 여동생이라고 단박에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캐서린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한 얼굴로 앨런 부인의 품에 쓰러지는 대신* 완벽하게 이성을 발휘하면서 뺨만 평소보다 약간 붉어진 채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속상한 일을 연달아 겪다 보니 하나의 교훈, 즉 젊은 아가씨가 무도회에서 춤추기로 약속했다고 해서 반드시 위엄이나 즐거움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남자들은 원하는 게 있으면 물불 안 가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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