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쓴 『열하일기』를 읽었다. 박지원의 눈에 비친 청국과 조선은 재미있고 자유롭고 아름다웠다. 침략하지 않고 침략당하지 않은 상태로 접하는 타국 문물은 신기하고 유쾌할 수 있음을 알게 했다.

책 속에 광활한 세상이 들어 있었다. 평탄한 시절이라면 책만 읽고 살아도 좋을 성싶었다. 누구도 평탄하게 살 수 없는 게 작금 조선 상황인지라 내 할 일이 있는 곳으로, 전장으로 돌아가야 할 때였다.

그 자리에서 범도는 예전 충의계 계수系首가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이었으며 그가 작년에 상해에서 피살됐다는 사실을 들었다. 김옥균은 일본으로 망명했으나 내쫓겼다. 그는 일본과 청국과 조선이 쫓는 삼중 도망자가 되어 상해로 피했다. 그곳에서 조선 내각의 민씨 일파가 보낸 홍종우에 의해 피살됐다. 홍종우는 그 공으로 제주도 재판소 소장이 되어 내려가 있었다.

고조는 경래시오, 증조는 장양이시라, 조부는 문호시고, 아비는 준식이요, 어미는 황가 아희이고, 나는 홍가 범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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