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학살을 거론하고, 맥아더의 동상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게 배은망덕이라고? 입장을 바꾸어 북한이 만일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의 동상을 세웠다면 얼마나 꼴불견일까?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지만,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노병의 동상을 보며 나는 자꾸 숨이 막힌다.
"양쪽은 마치 휴전이 아니라 전쟁선포에 합의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정전체제하의 또 다른 전쟁은 이렇게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전쟁의 달 6월을 기념하지 말고 불완전하나마 전쟁의 정지를 가져온 7월을 기억하자. 2003년은 정전협정 체결 50돌이 되는 해다. 우리는 그 불완전한 50돌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가해자 쪽인 주한미군이 뻔뻔스럽게 나온 데는 역사적·구조적 배경이 있다. 약칭으로는 주둔군 지위에 관한 협정 또는 소파(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 정식명칭으로는 ‘대한민국과 아메리카 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라는 아주 긴 이름의 협정이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