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추하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어서 귀신이 되어 버린 것이로구나.

두 사람 다 각각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제 옛일을 다시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
다시 걸음을 옮겨 하얀 흙담의 막다른 곳으로 향한다.

오카쓰는 잘못했다.
이십여 년이나 지나서 깨닫게 되다니.
미쓰하와 귀신은 꼭 닮아 있었다.

구와바라, 구와바라
천둥이 칠 때, 낙뢰를 피하는 주문으로 사용하는말. 또는, 일반적으로 꺼림칙한 것을 피하기 위해서도 말한다. - P5

도미지로의 형이자 미시마야의 후계자인 이이치로도 마음씨착한 사람이지만, 이 사람은 장남의 긍지인지 자신의 다정함을숨기고 엄격한 남자인 척하고 싶어 하는 버릇이 있다. - P9

연보라 옷 여자의 등에 바싹 붙어반쯤 그 몸에 녹아들어있는 것처럼 겹쳐져, 또 한 명의 여자가 보였다. - P11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다. 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뜨리고 이마에서는 비틀린 한 쌍의 뿔이 튀어나와 있다. 귀가 뾰족하고 입양쪽 끝이 찢어져, 어엿한 짐승 같은 이빨이 된 송곳니가 드러나있었다 - P11

오카쓰도 어제오늘 액막이가 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인생의대부분을 사악함을 꿰뚫어 보고 뱀의 길을 찾는 힘과 함께 살아왔다. - P11

그래서 지금 이 광경이 살아 있는 여자와 그 여자에게 씌어 있는 귀신의 조합이라는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었다. - P11

게다가, 무엇보다도
오카쓰는 잘못했다.
이십여 년이나 지나서 깨닫게 되다니.
미쓰하와 귀신은 꼭 닮아 있었다.
그것은 미쓰하의 귀신이었던 것이다.

미쓰하는 열 명이면 열 명 다 인정하는 미인으로, 무엇보다 유난히 투명한 하얀 피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한편 오카쓰는 마맛자국에 덮여 있어, 보는 사람의 동정을 살지언정 실수로라도선망을 받는 일은 없었다. - P14

질투는 추하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어서 귀신이 되어 버린 것이로구나. - P16

"당신이 거기에 있고 그런 모습이 된 사실이 알려지면 슬퍼하실 분이 있습니다. 부끄러워하실 분도 있을 거예요. 질투는 누구의 마음에나 있지만, 지나치면 경멸을 당하고 미움을 받는 법이라고 하지요." - P19

착각이었다.
그 귀신은, 행복하게 사랑을 얻어낸 미쓰하를 질투한 오아키의분노와 원망이 응축된 것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사랑이 성취되려고 하는 미쓰하의 마음이 낳은 것이었다. - P20

쇼이치로는 이기적이고 차가운 난봉꾼이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 적이 있는 오아키조차 질리면 매정하게 버린다. 그런 남자이니 그때는 미쓰하에게 열중해 있었어도 열중하는 척을 했어도, 부부가 되고 그 생활에 질리면 금세 또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옮길 때가 올 것이다. - P21

앞으로의 인생에서 한순간도 방심할 수가 없다.
쇼이치로라는 남자를 선택해 버린 이상, 미쓰하는 자신 안에있는 질투심과 투기에서 도망칠 수가 없게 되었다. ‘언젠가는‘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어쩌면‘ 하고 - P21

미쓰하 안에서 생겨난 질투와 투기가 귀신이 되고, 미쓰하에게달라붙어 씌었다. 귀신은 미쓰하의 고통을 체현하고 그래서 늘숨을 헐떡이며 신음했던 것이다. 그 괴로움이 지금 저기에 있는,
바싹 붙어 있는 미쓰하의 것이었으니까. 홑옷을 물들이는 피도,
미쓰하의 마음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으니까 - P21

20여 년 후의 미쓰하가 연보라 옷의 늘씬한 안주인이 된 것처럼. 20여 년 후의 오카쓰도 미시마야에서 신뢰받는 안채의 총대행수가 되었다. - P22

두 사람 다 각각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제 옛일을 다시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
다시 걸음을 옮겨 하얀 흙담의 막다른 곳으로 향한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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