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조금 유별납니다. 고고학자의 눈앞에 놓인 유물은 여러 시공간이 겹쳐진 것들입니다. 유물은 오랜 시간의 터널을 지나 오늘날에야 발견되었죠. 그것이 품은 시간은 아주 먼 과거인데요, 세월의 두께를 가늠할 수 없는 그 물건이 바로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에게 오래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외양만 봐서는 이 유물이 어떤 점 때문에 한반도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증명하는지 단번에 이해할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고고학자의 전문가적 지식과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 낡고 녹슨 이 비파형동검은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됩니다.
유물은 인류가 미처 기록해두지 못한 역사의 구멍 난 부분을 메워주는 탁월한 퍼즐 조각이자 그 자체로 옛이야기를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는 타임캡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른두 가지의 유물을 ‘잔치(Party)’, ‘놀이(Play)’, ‘명품(Prestige)’ 그리고 ‘영원(Permanence)’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누었습니다.
각각의 키워드는 우리 삶의 커다란 네 가지 축인 ‘먹고’ ‘즐기고’ ‘욕망하고’ ‘죽음을 대하는’ 모습을 하나의 단어로 압축한 것입니다.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토카이(헝가리의 화이트와인으로 달콤한 맛이 특징)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데다 독특한 곡물 향은 덤이고 여기에 유산균도 풍부해서 건강에도 좋다고 말이다. 친구가 말한 술은 막걸리였다.
유물로 현전하지 않는 술에 관한 정보를 고고학에서 알아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술을 만들고 담아둔 그릇을 발굴하는 것, 그릇에 남아 있는 술 찌꺼기를 찾아내는 것, 마지막으로 술을 마시거나 만드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나 벽화를 찾는 것이다.
러시아 카프카스 초원 지역의 약 5,500년 전 무덤에서는 청동으로 만든 빨대가 발견되었다. 마이코프 문화라 불리는 이 유적은 사실 130년 전에 이미 발굴된 것이었다.
막걸리의 영원한 친구 도토리묵은 1만 년 역사를 가진 안주?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고고학자들과 막걸리를 마시게 되면 나는 꼭 도토리묵을 소개한다. 맛을 본 동료들은 젤리처럼 독특한 식감을 지닌 안주가 1만 년의 역사를 지닌 그 전설의 음식이냐며 경탄한다.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우리는 1만 년 동안 이어진 고고학적 안주를 보유한 나라의 후손들이니 말이다.
소주 신이 내린 자연의 선물, ‘더 맑게‘ 진화하다.
3,500년 전 빗살무늬토기로 만든 김장독연해주는 근대 이후 고려인들이 살기이전부터 한반도 동북한 지역과 동일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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