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요. 외박했다고 해도 언제나 하룻밤 지나면 돌아왔다구요." 요시코가 말하는 ‘외박’을 미사오는 ‘가스빼기’라고 불렀다. ― 가끔씩 가스빼기를 하지 않으면 난 정말 폭발해 버릴 것 같아.
도시유키는 무엇을 위해 일했던 것일까. 생각해 보면 가족 셋이 여행을 간 적도 한 번밖에 없다. 유카리를 데리고 가벼운 기분으로 동물원이나 유원지에 놀러 간 적도 손에 꼽을 정도다. 잔업은 연일이고 철야 작업도 결코 드물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서까지 일을 했는데 경제적으로는 빨리 죽은 편이 이득이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