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거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 중에 그 시대에는 상당히 화제가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은 이상한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잊혀 거의 언급되지 않는 몇 가지 사건을 읽기 좋게 정리해본 것이다. 실화를 소재로 글을 쓴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작가는 글을 쓰고 돈을 받으므로, 결국 그 실화가 소재가 되어 작가의 돈벌이가 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남이 겪은 일이나 남이 실제로 고생한 일을 그저 재밋거리나 관심거리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민간 기업의 도전으로 시작한 한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 HLKZ는 영영 이어지지 못했다. HLKZ 방송은 그대로 사업을 종료했고, 시간이 흘러 1961년 12월 정부 주도의 방송국인 KBS가 텔레비전 방송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옛날, 라디오 장비 해커 출신의 무역상이었던 한 젊은이가 한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에 도전하기 위해 사업을 벌였을 때 HLKZ가 택한 채널 번호는 9번이었다. 이 채널 번호는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KBS-1이 계승해서 이어오고 있다.

『동아일보』는 1975년 6월 16일부터 ‘검은 손의 세계’를 통해 소매치기 범죄에 관한 기사를 연속으로 게재하면서, 아주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소매치기 수법을 소개했다. 그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혼자서 범행하는 경우가 있고, 각각의 전문 분야를 맡은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범행하는 경우가 있다. 혼자서 범행하는 소매치기는 ‘특공대特攻隊’의 일본식 발음을 따라 ‘독고다이とっこうたい’로, 여러 명이 움직이는 팀은 ‘회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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