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압록강 뱃사공 하늘을 뒤덮고 있던 잿빛 구름이 어느새 제법 걷혔다.
노심초사하는 일행들 사이에서 태연자약했던 건 연암밖에 없었다. ‘애태운다고 뭐가 달라지나. 갤 때가 되면 개겠지’라면서 숙소에서 혼자 홀짝홀짝 술을 들이켰다.
"그러고 보니 사공은 참 묘한 직업이군. 매일 강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두 세계를 왔다 갔다 하니 말일세. 마치 두 세계를 이어주는 안내인 같네."
"하지만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않죠. 그런 겁니다, 안내인은."
"그런 연유로 제 배는 절대 뒤집힐 일이 없답니다. 그러니 나리들께서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양에 사는 백성 수는 선대 임금들을 거치는 동안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들을 수용할 만큼 주택 수는 넉넉하지 못했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물건은 부족하니 당연히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 임금이 바뀔 때마다 한양 집값이 몇 배씩 뛴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일반 백성들은 물론이고 양반들까지 부족한 집과 더불어 치솟는 집값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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