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한가운데 까만 잉크로 적어 놓은 ‘1999년 꿈 일기’라는 글씨는 달러구트 본인의 필체였다. 그는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무언가를 손수 적거나 만드는 걸 좋아했다.

반대로, 기계를 다루는 것이 달러구트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프린터처럼 비교적 간단한 기계조차 자주 고장을 내기 일쑤라는 건 백화점의 모든 직원이 아는 사실이었다.

달러구트는 보려고 했던 다이어리를 그대로 펼쳐서 침대 옆 동그란 협탁 위에 올려두고, 길게 늘어진 전등 스위치의 끈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그리고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쿨쿨 잠들어버렸다.

꿈을 파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긴 하지만, 거긴 될 수 있으면 안 가고 싶은 곳이야. 뭐랄까… 마음이 불편해지는 장소거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