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혜성. 마르틴 그로스만Martin Grossman이 독일 그로마우Gromau에서 1976년 2월에 찍은 사진이다. 이날 긴 혜성꼬리가 하늘을 휘황하게 장식했다. 혜성의 꼬리는 태양에 뿜어져 나오는 양성자와 전자가 얼음 등으로 구성된 혜성의 핵에서미세 고체 입자와 기체를 밀어내기 때문에 생긴다. 이 사진에서 혜성의 핵은 이미 지평선을 넘어갔지만 꼬리는 여전히 하늘에 있다. - P162
4. 천국과 지옥
나는 아홉 개의 세계를 기억한다. 스노리 스틸러슨이 쓴 아이슬란드 고대 신화집 에다. 1200년경
나는 죽음, 세상을 깨뜨리는 자가 되었노라. <바가바드기타>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갈림길에는 똑같이 생긴 두 개의 문이나란히 서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 P163
결국 얼마나 긴시간 척도로 변화를 보느냐에 따라 ‘평온과 고요의 지구‘가 ‘격동과 소란의 행성‘이 될 수도 있다. 인생 100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라도 100만 년이라는 긴 세월에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도, 그리고 심지어 20세기에도 아주 기이한 자연 현상이몇 건 일어났다. - P164
세계는 이 사건을 통해서 확실한 교훈을 하나 얻었다. 즉 지구와근접 천체의 충돌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철저하게 연구하지 않는다면, 현대 지구 문명이 엉뚱한 이유 때문에 핵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 P170
핼리의 1066년 출현은 노르만 인들이 기록해 놓았다. 그들에게 혜성의 출현은 어느왕국인가가 반드시 멸망하리라는 조짐이었으니, 어찌 보면 혜성이 정복왕 윌리엄 William the Conqueror을 북돋아 영국을 침략하게 한 장본인인 셈이다. 이 혜성의 출현은 바이외 태피스트리 Bayeux Tapestry에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 P175
1446년의 혜성은 역시 핼리혜성이었는데 유럽의 기독교도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기독교도들은 혜성은 신께서 보내시는 것이니 곧 신께서 터키 편에 서계신다는 뜻이 아닐까 걱정했던 것이다. 바로 얼마 전에 터키 군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켰기 때문이다. - P175
드디어 1707년에 이르러서 그의 친구 에드먼드 핼리 Edmund Hallely가1531년, 1607년, 1682년에 출현했던 혜성들이 모두 같은 혜성으로서76년마다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계산으로 밝혀냈다. 동시에 이 혜성이1758년에 다시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혜성은 때맞춰 나타났고 그래서핼리 사후에 이 혜성은 "핼리 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핼리혜성은 긴 인간사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1986년에 다시 돌아오게 되면 최초의 혜성 탐사선의 표적이 될 것이다.
지구와 작은 혜성 조각이 충돌하면퉁구스카 사건과 같은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런 사건은 대략 1,000년에한 번꼴로 발생한다. 그러나 핼리 혜성과 같이 지름이 대략 20킬로미터수준에 이르는, 비교적 커다란 혜성과 충돌할 확률은 기껏해야 10억년에 한 번꼴이다. - P183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제시한 것만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제시한가설들 중에도 훗날 틀렸다고 밝혀지는 것이 많다. 그러나 과학은 자기검증을 생명으로 한다. 과학의 세계에서 새로운 생각이 인정을 받으려면 증거 제시라는 엄격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 P195
벨리코프스키 건의 가장 서글픈 면은 그 가설이 틀렸다거나 그가 이미 입증된 사실을 간과해서가 아니라, 자칭 과학자라는 몇몇 이들이 벨리코프스키의 작업을 억압하려 했던 데에 있다. - P195
과학은 자유로운 탐구 정신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했으며 자유로운 탐구가 곧 과학의 목적이다. 어떤 가설이든 그것이아무리 이상하더라도 그 가설이 지니는 장점을 잘 따져 봐 주어야 한다. - P195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을 억압하는 일은 종교나 정치에서는 흔히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취할 태도는 결코 아니다. 이런자세의 과학이라면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 P195
우리는 어느 누가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할지 미리 알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나 열린 마음으로 자기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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