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지는 대략 세 가지 조건을 갖추면 된다. 바위, 소나무 그리고 냇물이다. 냇가에 넓적한 바위 암반이 있고, 그 옆에 노송이 있으면 대개 그러한 장소는 옛날 신선이나 도사, 고승들이 노닐거나 수도했던 터라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암반에서는 기가 나온다. 기가 너무 세게 나오는 곳에서는 구안와사가 오기도 한다. 경락이 막혀 있는 일반인이 바위에서 잠을 자면세게 들어오는 기운을 감당하지 못해 턱이 돌아가는 것이다.

역마살! 출가 승려가 전공 필수로 지녀야 할 살이다. 만해 역시 젊었을 때부터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저 산에서 또 다른 산으로 시베리아로 만주 벌판으로 일본으로 안 돌아다닌 데가 없다. 역마살의 소유자임이 분명하다. 그런가 하면 만해가 한창때 주로 머물렀던 절인설악산 백담사와 오세암, 금강산 건봉사가 대체로 골기가 어린 암산의 절들이라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국토 곳곳에 폐사지가 그토록 많은 이유
우리나라에는 많은 폐사지가 산재해 있다. 폐사지를 답사할 때마다여기 있던 절들은 언제 어떻게 없어지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우리나라 사찰에 크게 피해를 준 네 가지사건으로 첫째로는 몽골의 침략, 둘째, 임진왜란, 셋째는 억불 정책과 묏자리 쟁탈전, 넷째는 6.25전쟁이다.

금사망보, 어려운 말이다. 옥편을 찾아보면 ‘망자의 뜻이 ‘이무기, 구렁이‘란 뜻이니까 ‘금사망보‘를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누런금줄을 몸에 두른 구렁이로 태어나는 과보"를 의미한다. 구렁이의몸에 체크무늬 형태의 누런 금줄이 둘러쳐져 있는 모습에서 이 말이유래한 것 같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으면서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인데 어떻게 이걸 쉽게 떠날 수 있겠는가! 몸으로 감싸고 있어야지! 인색하게 재물을 모은 부잣집의 곳간에는 대개 구렁이가 발견되게 마련이다. 불가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로 한 번 금사망보를 받으면 길게는 3천 년을 간다고 한다. 3천 년 동안 구렁이의 몸을 받고 있으면서 자기가 전생에 저지른 죄업을 갚는 것이다.

악은 어디에서 오고, 왜 존재하는 것인가. 왜 세상에는 선만 존재하지 않고, 악도 존재하는 것인가. 이것은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에서 제기한 화두인데, 혜공은 배를 타고 다니면서 항상 이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밤 대서양 항해 중 ‘순간, 홀연히‘ 이의문이 풀려버렸다고 한다. 선과 악이 둘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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