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다카시는 보았다. 멀리 줄기차게 내리는 눈의 장막 너머로 바리케이드가 길을 막고 있는 모습을. 그 건너편에 늘어선 군인들의 검은 그림자를.
분명히 군인들이 있다. 언뜻 봐서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모두 바리케이드 건너편에 서서 이쪽을 향하고 있거나 그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몸을 감출까 생각했다. 겁을 먹은 정도가 아니다. 무릎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걸음을 옮기자 곧바로 발이 스르르 미끄러져 몸이 허우적거렸다.
―자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돌아다니기에는 지나치게 위험한 사흘간.
히라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모 저택에 있을 때는 막연히 흘려듣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을 뼛속 깊이 절감했다.
2·26사건으로 사망자가 나왔던가?
그러나 발은 움직이질 않는다. 식은땀이 마구 흐른다. 전쟁도 테러도 폭도도 모르는 우리 세대는 일단 진짜 ‘무력武力’과 부닥치면 바로 무릎을 꿇고 만다. 아무리 그게 눈의 장막 저편에서 유령처럼 소리 내지 않고 오가는 군인들의 어슴푸레한 그림자뿐이라고 해도.
"미, 미, 민간인입니다." 스스로도 한심할 정도로 상기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저, 저는 민간인입니다."
다카시 손에서 떨어진 초롱이 타 버린 잔해는 거의 다 눈에 쌓여 가려졌지만 흔적은 남아 있다. 마치 자신의 겁먹은 마음이 타 버린 것 같은, 그런 잔해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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