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할 때 프런트에 있던 이는, 정확히 이 주 전 체크아웃할 때 숙박 요금을 정산해 준 프런트맨이었다.
그게 아니면 어떻게든 입학하고 나서 그럭저럭 졸업하더라도 이력서에는―얼룩만큼의 자국밖에 안 남는 대학이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온 건가?
일층 로비에는 인적이 없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호텔 수준은 특급이라 할 수 없지만 조용한 것만은 일품이다. 얼마나 다행인지. 😂
액자 여백에 삐뚤빼뚤한 글씨가 씌어 있다.
구 가모 저택 쇼와 23년 4월 20일 촬영자 오노 마쓰키치
가모 저택. 여기는 개인 저택이라는 뜻이다.
군인 특유의 씩씩한 분위기가 흠씬 전해졌다.
육군대장 가모 노리유키
대장의 유서는, 전쟁 전 우리 정부와 군부가 처한 상황과 당시의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한 끝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로 대미개전對美開戰과 그 후의 패배까지 예상하여 군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놀라운 선견지명으로 가득 차 있어 현재까지 역사 연구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마음속으로 두려워했던 것, 대기업의 ‘지인’이 말단 중에 말단이고, 더더군다나 자신은 그 말단에게조차 이런 호텔이나 대충 소개받고 뒤에서 비웃음이나 사는 하찮은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걸, 영세한 지방 회사의 무지렁이 사장일 수밖에 없다는 걸, 눈앞에서 확인하게 되리라.
프런트에 서 있는 새로운 투숙객이―덩치가 작은 중년 남성이었다―심하게 ‘어두웠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어두웠다. 그가 서 있는 주위만이 빛이 닿지 않는 방구석처럼 어두침침했다. 원래 로비 조명 자체가 그다지 밝지는 않지만, 일단은 제대로 켜져 있다. 그런데도 카운터 일부분에만 검정물이 스며든 것처럼 보인다.
조용한 건 분명하지만 그야 처량하게 혼자 있으니 그렇지. 게다가 이번 전망은 최악이야. 그렇게 말해 버릴까 하다가도 결국 아버지가 듣기 편한 소리만 내뱉는다. 자동으로 거짓말 기계가 돼 버리고 만다.
긴자로 나가 영화를 봤다. <쥬라기 공원>. 작년 가을 화제작을 이제야 본다는 게 좀 웃기긴 했지만, 집에 있을 때는 입장이 입장이다 보니 마음이 불편해 영화관에 가기가 쉽지 않았다.
"저기, 제일 뒷자리에 있던 아저씨, 기분 나쁘지 않았어?" 여자아이가 묻는다.
"응, 뭐라 해야 하나, 엄청 우중충한 얼굴을 하고 있던데."
"딱히 어둡기만 한 게 아니라, 뭐랄까, 그 아저씨 얼굴을 보고 있으니까 유리창을 할퀴는 소리 같은 게 들리는 느낌이더라고."
그렇다……. 잔인하지만 정확한 표현이다. 다카시는 마음속으로 탄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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