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장 오선숙

출근하던 선숙은 사람들의 시선이 연달아 자신에게 꽂히고 나서야 마스크를 안 쓴 걸 깨달았다.

불편한 편의점 2 | 김호연 저

참, 새 야간 알바의 이름은 근배다. 황근배.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얇은 목소리로 재잘대는 편이다.

대화도 들리지 않는 해상도 낮은 화면임에도 선숙은 연속극 보듯 빠져 들어갔다. 자신이 힘을 보탠 그 재회 장면에 흡족해하면서.

소울 스낵

753,452원.
모니터 화면에 뜬 현재 통장 잔고이자 전 재산을 바라보자니 소진은 한숨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이지 숨만 쉬어도 한 달에 80만 원 넘게 드는 서울살이에 소진은 진저리가 쳐졌다. 정말이지 ‘서울살이’가 아니라 ‘서울 살인’이다.

고로 서울에서 도시빈민으로 지내는 것보다 고향 집에서 집세와 식대로 나가는 돈을 절약해 사람답게 사는 게 합리적이었다.

소주는 왠지 아저씨들이 마시는 술 같아 어색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민망함 따위 뒤로하고 구매할 정도로 이제 좋아한다. 그 쓰지만 시원하고 투명한 액체가 주는 위안을 체화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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