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작았을 때

사는게 지치고 힘들 때면
가끔 눈을 감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봅니다.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던 그때가
눈물 나게 그리운 지금,

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나 봅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동시 한 편을 읽어보라.
그러면 내가무엇으로 괴로워했고,
무엇으로 행복해야 할지 알게 되리라.
아까와는 다른 딴 세상이 오리라.
아무것도 손에 쥔 것 없이
동무들을 찾아해 저문 골목길을 달리며
행복했던 날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리라.
방바닥에 엎드려 발을 동당거리며
동시 한 편을 또박또박 눌러 써보라.
내가 무엇으로, 세상을 살았는지
무엇으로 살아야 할지 알게 되리라. - P4

문득,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벽 창문을 열게 되리라.
그러면 창문 너머 저쪽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일 것이다.
살아보라! 살아보라! 살아보라!
그리고 말할 것이다.
생의 저쪽을 보라.
온몸으로, 온몸이 무지개처럼
찬란했던 그런 날들이
내게 있었으니.
내가 풀씨처럼
아주 조그마했을
그때.

2016년 1월 김용택 - P5

마알가니 흐르는 시냇물에
발벗고 찰방찰방 들어가 놀자. - P16


최승호

나쁜 말을 한 펭귄이
교실 한구석에서

벌을 서고 있네요
손들어!
손이 없는데요
그럼 날개 들어!

알았습니다. 선생님 - P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